![[안경애 칼럼] `영 이노베이터`가 미래 희망이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410/2014102702102251650001[1].jpg "[안경애 칼럼] `영 이노베이터`가 미래 희망이다")
남기태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자연에 숨은 암호를 풀어내 문명의 유용한 도구를 만드는 일에서 행복을 느끼는 30대 젊은 과학자다. 유행을 좇지 않고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그는 평생 한번 내기 어려운 사이언스지 논문을 박사과정 당시 발표해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도전을 하길 즐기는 그를 두고 동료교수들은 '기태남'이 아닌 '기획남'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그는 인류에 에너지를 가져다 주는 광합성을 인공적으로 구현하고, 미래 청정에너지로 꼽히는 수소를 물에서 만드는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 뼈와 효소를 모방한 재료도 주요 연구주제다.
또다른 30대 과학자 박홍규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의 시계는 미 동부지역의 근무시간에 맞춰져 있다. 국제 공동연구를 일상적으로 하는 그는 미 동부지역 연구자들이 한창 일하는 밤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항상 잠들지 않고 일한다. 그는 2009년 33세의 젊은 나이에 국내 최고 권위의 개인연구자 지원사업인 '창의연구' 과제에 최연소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그 역시 박사과정 당시 전기로 작동하는 가장 작은 레이저를 개발해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바 있다.
물리학자이지만 그는 순수 과학 연구에 머물지 않고 인류의 미래에 결정적 영향을 줄 태양전지, 인공눈, 암진단기술, 광컴퓨터 기술 개발을 목표로 세웠다. '나노 세계의 빛'을 컨트롤하는 물리적 지식이 인류에 가져다줄 혜택이 무엇인지 미리 내다보기 때문이다.
이같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열린 마인드를 갖춘 젊은 연구자들이 연구현장에서 신선한 시도와 성과들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자신 연구 결과물을 다른 영역과 연계하고 결합하는 융합에 무엇보다 적극적이다.
연구영역과 연구환경을 갖춰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젊은 연구자들은 융합연구에 쉽게 마음을 연다는 장점이 있다. 그들에게 학문영역은 참고사항일 뿐, 물리와 화학, 생명공학, 소재, 에너지 등을 융합한 접근방법으로 과거에 없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간다. 학문영역간 구분이 점차 모호해지는 것은 미국, 유럽 등 연구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인류 공통 난제인 에너지, 질병, 환경 문제의 답을 찾으려면 젊은 연구자들이 창의성을 100% 발휘하도록 지원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벨상 역시 젊은 연구자들의 창의성에 길을 열어줄 때 가능하다.
인간 뇌 속의 GPS 장치인 '장소세포'를 발견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존 오키프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교수도 최근 방한해 "노벨상 수상을 위해서는 과학자의 창의성과 개인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투자와 협력까지 더해져야 한다.
특히 젊은 연구자들이 창의성을 갖고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연구비를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젊은 연구자들이 융합연구의 아이디어와 파트너를 찾을 수 있도록 네트워킹 프로그램과 연구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 질병 등 구체적 해결과제를 내걸고 연구자들이 팀을 이뤄 해법을 내놓는 방식의 R&D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도 제안한다. 삼성그룹이 시도한 것과 같이 유망한 연구자의 자유로운 연구를 지원하는 기업들의 역할도 필요하다.
젊은 연구자들의 어깨에 우리의 미래가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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