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건수 6배·다운로드 7배 '껑충'… 대기오염정보 신청 가장많아
공공데이터법 1년 달라진 점
공공데이터법 1년 달라진 점
공공데이터법 시행 1년. 지난해 11월 우리 정부의 공공데이터 점수는 월드와이드웹재단의 조사대상인 77개국 중 12위를 기록했다. 이는 각 국 정부의 오픈데이터 정책의 준비성, 실행력, 영향력 등 3개 항목을 점수화한 '오픈데이터지표'에 따라 결정됐다.
이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12위로 전체 점수만 놓고 보면 1위인 영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지만 공공데이터 개방을 가속화 하려는 정부의 추진력은 높게 평가할 만 하다. 이에 정부는 공공데이터법 시행 1년을 맞아 데이터 활용 기반이 조성된 만큼, 앞으로는 실제로 가치 있는 데이터 개방에 중점을 두고, 이를 활용해 기업들이 서비스를 창출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0월 31일 발의된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데이터법)은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공공데이터를 개방하고, 국민들은 이를 활용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것을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2일 공공데이터포털(data.go.kr) 기준으로 법 시행 이전과 비교할 때 공공데이터 개방 건수는 약 6배, 다운로드 건수는 약 7배 늘었다. 개방 건수는 지난해 10월 1963개에서 올 9월 1만1255개로, 다운로드 건수는 동기간 1만1825건에서 7만9651건으로 짧은 기간에 양적 확대를 이뤘다.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개발한 사례도 42개에서 333개로 8배 늘었다.
그 결과 일상생활에서도 공공데이터의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은 올해부터 미세먼지, 오존농도 등 '대기오염 정보'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이 공공데이터는 올해 새롭게 개방된 실시간 데이터 중 신청 건수 1위다.
또 우정사업본부의 '택배위치정보'를 활용해 국내 모든 택배의 이동경로, 현재위치를 알려주는 '스마트택배'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택배사까지 만족시킨 사례다. 소비자는 내 택배가 어디 있는지 쉽게 알 수 있고, 택배사는 콜센터 문의 중 70%를 차지하는 단순문의 전화가 줄어들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지난달 14일 처음으로 공공데이터 표준을 제정해 전국의 주차장, 공원정보를 표준화했다. 연말까지 10개, 오는 2017년까지 100개의 데이터 표준을 마련하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오픈포맷 비율을 50%까지 높이는 동시에 민간과 중복논란이 있는 공공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정비해 민간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경국 안행부 제1차관은 "이제는 정부에서 개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아닌 민간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집중 개방할 시기"라며 "데이터를 개방하는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서비스, 창업이 일어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그러나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공약인 '정부3.0' 사업이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게 안팎의 판단이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우상호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 따르면, 한국정보화진흥원이 공공데이터활용지원센터를 개소하고 공공데이터 9270건을 개방했지만 이를 민간이 활용한 비중은 2.1%에 그쳤다. 안행부와 정보화진흥원은 진영의원(안전행정위원장), 김을동의원(공공데이터법 대표발의)과 공동으로 지난달 31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공공데이터법 시행 1주년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아이엠컴퍼니 정인모 대표는 "실제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정보가 개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종수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은 "양적인 수치보다는 데이터를 이용한 결과물이 얼마나 많이 나오고 활용됐는지로 평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보의 홍수 속에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데이터만 넘쳐난다"며 외면 받지 않으려면, 공개될 공공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할 거버넌스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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