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최대 10조원 부족…4년 연속 '마이너스'
올해 세수부족이 최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 세수 부족 규모가 최소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부의 세수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3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예산정책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에 따르면 정부가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제시한 내년 국세수입 예상치인 221조5000억원이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며, 실 세수수입은 이 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내년 세입 예산안 분석·중기 총수입 전망 보고서'에서 세수는 218조2000억원으로 정부 예상치인 221조5000억원보다 3조3000억원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정부가 세수 예상치를 6% 경상성장률은 기반으로 짠 것으로 내년 기업의 실적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현실 가능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경상성장률은 2011년 이후 3~5%에 머물러왔고, 한 번도 6%를 넘은 적이 없다. 경상성장률은 실질경제성장률에 물가상승률을 합친 것이다. 물가상승을 감안해 현재의 화폐가치로 평가한 경제 규모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정부는 내년 경상성장률 6%를 전제로 세수 전망을 짰는데, 실제로는 5% 정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부터 2015까지 4년 연속 세수 부족에 봉착한다는 뜻이다.
국세 수입은 2012년 2조8000억원이 부족했고 지난해 8조5000억원, 올해도 최소 8조5000억원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올해 부족한 세수의 규모가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또 이처럼 올해 세수부족 규모가 예산안 당시보다 커지고 있기 때문에 내년 세수 부족도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국세 수입은 한해 전 실적을 기반으로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추정하는데, 전년도 세수가 줄면 기준점이 낮아지면서 다음해 세수도 함께 감소한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 편성 당시 8조~9조원대로 추정했던 올해 세수 부족 규모를 국정감사를 기점으로 10조원 수준으로 늘린 바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세수가 정부 예상보다 10조7000억원 부족한 205조7000억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내년 세수 예상인 221조5000억원은 올해 예상 세수(216조5000억원)보다 2.3% 늘어난 것이지만, 국회예산처의 예상대로 세수 부족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선다면 기준점이 206조5000억원으로 내려가 실제로는 7% 이상의 세수가 더 걷혀야 한다.
하지만 내년역시 부족한 세수를 충당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기업 실적이 수직 하락하면서 내년 법인세 수입이 급감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한국은행이 상장기업과 주요 비상장기업 1700여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기업들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감소했다. 기업의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기업의 실적이 떨어지면서 법인세가 감소하고 기업의 수익이 가계소득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소득세가 줄어든다"며 "국민 소비와 수입이 감소하면 부가가치세와 관세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법인세를 비록한 부분에서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서영진기자 artj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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