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기업소득환류세제 부작용 최소화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412/2014120802100151607001[1].jpg "[이슈와 전망] 기업소득환류세제 부작용 최소화해야")
재계와 학계의 꾸준한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기업소득환류세제 법안이 통과됐다. 기업이 투자하지 않고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는 사내유보금을 투자로 환류시켜 내수를 진작시키고자 하는 취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제기해 왔던 것은 혹시 이 제도가 투자를 더욱 위축시켜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한국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한국의 투자증가율은 2004~2013년 지난 10년간 연평균 2.8%에 불과했다. 건설투자는 0.01%, 설비투자는 4.4%였다. 특히 최근 3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건설투자는 0.2%, 설비투자는 1.1%로 그야말로 빈사상태다. 그 결과 수입은 감소해 수출둔화에도 불구 불황형 경상흑자만 쌓여 원화가치 절상요인만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빈사상태의 투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꺼내든 대책이 기업소득환류세제다. 기업이익의 일정부분 중 임금 배당 투자로 사용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10% 세금을 물리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투자가 활성화될까. 기업가들이 수백~수천억원, 많게는 수조원을 들여 부지 확보하고 공장 짓고 사람 고용하는 등 투자를 할 때는 최소한 10여 년은 내다보고 생산될 상품이 팔릴 수 있을 것인지를 판단해서 결정한다. 10여 년 동안 일어날 수도 있는 수많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기업가적인 근성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투자가 잘 못되면 최근 웅진, STX, 동부그룹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바로 추락한다. 심하면 금융부실 증가로 과잉투자 기업은 물론 금융제도 전반의 불안마저 초래한다. 이 만큼 기업투자는 기업은 물론 경제 전체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것이다. 기업가들은 심사숙고를 거듭하고 금융을 제공하는 금융기관들도 심사를 거듭해서 결정한다. 그래도 무리한 투자가 일어나는 것이 기업투자다. 이러한 기업투자를 10% 세금 물린다고 하겠는가.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비록 2015~17년 한시적인 법이라고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투자가 촉진되어 법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시행령을 잘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 첫째, 투자의 범위를 넓게 잡아야 한다. 이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다. 공장을 짓기 위해서는 부지 구입하고 건물 짓고 기계설비 구입하고 좋은 상품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도 해야 한다. 따라서 토지 건물 기계설비 연구개발 등 투자의 범위를 가능한 한 넓게 잡아야 투자가 위축되지 않는다. 만약 부동산을 포함하지 않으면 공장설립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고 건설투자는 꿈도 꿀 수 없을 것이다.
둘째, 투자의 시계를 길게 잡아야 한다. 공장부지 구입하고 나서도 공장설립에 필요한 각종 인허가 받는 데만 1~2년은 걸리고 각종 민원해결에도 1~2년씩 예사로 걸리는 것이 한국 실정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고 시계를 짧게 잡으면 구입한 부지가 비업무용부동산이 되어 10% 세금을 물어야 한다. 공장건설이나 아파트 등 건설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 질 수도 있다.
셋째, 해외투자를 포함해야 한다. 많은 한국기업들이 시장확보 등을 위해 해외투자 등 글로벌경영을 하고 있다. 그런데 해외투자를 투자로 보지 않으면 당장 해외투자액 만큼 10% 세금을 물어야 하므로 해외투자가 급격히 위축될 것이다. 최근 한중FTA에서 자동차 관세 22.5~25%를 그대로 둔 것은 중국현지생산을 고려한 조치라고 했다. 그런데 다시 중국투자에 10% 세금 부과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넷째, 지분투자도 포함할 필요가 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앞으로 기업구조조정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지분투자를 투자로 간주하지 않으면 인수합병 등 시장기반 기업구조조정이 위축될 우려도 있다. 법의 취지를 살리면서 투자도 살릴 수 있는 묘책이 시행령에 포함되어야 한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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