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MS 등 글로벌기업 연구 활발
SW 기획부터 인문적인 요소 접목
SW 부가가치 높이고 수익 극대화
미래 'SW강국' 도약 디딤돌 삼아야
SW 기획부터 인문적인 요소 접목
SW 부가가치 높이고 수익 극대화
미래 'SW강국' 도약 디딤돌 삼아야
미래부 'SW+인문 콘퍼런스'
최근 소프트웨어(SW) 업체들이 새로운 SW개발에 인문학과 사회학의 요소를 결합하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SW업체들은 인문학을 SW개발에 접목하고 있으며, 이같은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0과 1'로 이뤄진 SW부문에서 추상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문학이 부각되는 이유는, 이전과 비교해 관련 시장이 급격히 변화했기 때문이다. SW는 그동안 기업용 또는 일반용으로 특정 기능만 수행하는 형태로 개발됐으며, 특정 업무나 담당자를 대상으로 개발됐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과 모바일의 확산으로 SW의 활용성이 복잡, 다양해지면서 기존의 방법론으로는 SW를 개발하는데 한계가 드러나고 있어, 이같은 문제를 풀기 위해 인문학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SW와 인문학의 결합은 SW를 기획, 개발, 유통, 활용하는 부문에 인문적인 요소를 더해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또, SW에 인문학이 확산되는 이유는 사람들이 더 쉽고, 많이 SW를 활용하게 하면서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문학(humanities)은 인간과 인간의 근원문제, 인간의 사상과 문화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이다. 그동안 인문학은 자연 과학과 사회 과학이 경험적인 접근을 주로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방법을 사용하면 발전해 왔다.
인문학의 탄생은 고대 그리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 시대 동안에, 4과(음악, 기하, 산술, 천문)과 함께, 3학(문법, 수사 그리고 논리)을 포함하여, 7가지의 자유 인문 학문의 개념이 만들어졌다. 인문학은 과거 교육의 중요한 부분이 되어 성장했지만, 산업혁명 이후 인문학의 중요성은 줄어들었고, 특히, SW 부문은 인문학과 관련 없는 분야로 인식됐다.
하지만, 이같은 판단은 SW 부문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 간과된 것이다. SW는 디지털로 구현됐지만, 그 SW를 사용하는 것은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인간이 중심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SW업체들은 SW 기획부터 인문적인 요소인 감성, 인지, 경험, 창의, 지식, 규범, 가치, 사상, 사고 등 다양한 분야를 결합하고 있다. 그동안 SW의 성장을 이끌어온 공학적, 이학적 사고로는 SW의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W와 인문의 결합 사례는 해외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인텔은 인류학자와 자연공학자 등 인문학자로 구성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반도체 전문업체가 인문 분야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PC, 인터넷, SW가 인간의 삶과 큰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IBM도 컴퓨터 산업과 직접 연관성이 적을 것 같은 지질학, 물리학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래 전망을 위해 인문학을 전공한 인력들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야후는 심리학, 문화인류학 등 인문학자들이 주축인 팀을 구성해 네티즌이 어떤 광고에 반응하는지 연구하고 있다. 구글은 사용자환경(UX) 개선을 위해 인문학자들을 대거 활용하고 있다. 사람을 관찰하고 이해해야 더 나은 UX를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인류학자와 심리학자가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정부도 SW산업과 인문학의 결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내 SW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인문학을 접목하는 작업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SW중심사회' 전략을 통해 국내 SW 산업이 국가발전의 핵심동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SW강국으로 꼽히는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고 국내 SW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인문학을 더한 통섭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SW와 인문학의 접목을 위해 관련 사업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소프트웨어 주간 행사로 'SW+인문 콘퍼런스'를 서울 임페리얼팰리스 호텔에서 개최했다. 'SW+인문 콘퍼런스'는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인문학적 관점에서 SW기업의 성공 요인을 찾고, 국내 SW제품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인문학과의 융합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정부가 2012년부터 진행하는 사업이다. 그동안 콘퍼런스는 'SW와 인문의 만남(인문학적 접근의 중요성)', 'SW와 인문의 초월적 만남', 'SW, 생각의 틀을 깨다', '상상력을 서비스로 구현하라' 라는 다양한 주제로 SW+인문융합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5회째인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SW기업에 필요한 인문학적 요소'라는 주제로 SW개발뿐만 아니라 기업 문화와 개발자에게 필요한 인문학적 요소에 초점을 맞춘 사례가 발표됐다.
구글 김현우 상무가 기조 연설로 실리콘밸리와 구글의 기업문화에서 인문학적 요소가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 그에 따른 효과가 무엇인지에 대한 실제 사례를 강연했다.
라이엇게임즈 유석문 기술감독은 SW개발 실무자에서 기술감독까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SW개발자에게 필요한 인문적 요소는 무엇인지, 스스로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발표했다.
핸드스튜디오 안준희 대표는 기업 경영에 있어 조직문화에 인문적 요소가 어떠한 것이 필요한지, 직원들의 변화가 기업의 SW 제품과 서비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발표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SW와 인문학의 결합은 세계적인 흐름으로 통섭과 융합에 강한 국내 SW업체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성장동력"이라며 "SW를 통한 새로운 가치 만들기를 위해 앞으로도 SW와 인문학을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형근기자bass00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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