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도넛형 LPG연료탱크 탑재 `LPLi` 모델 공개…디젤모델도 내년 출시
르노삼성자동차가 택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현대·기아자동차가 독식 중인 시장의 파이를 노림으로써 내수 시장 반등의 기회로 삼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택시 시장은 신차 판매 기준으로 현대·기아차가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르노삼성차의 점유율은 2%대에 불과하다. 르노삼성차는 주력 모델인 SM5의 연료 다변화를 통해 그동안 놓쳐왔던 택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르노삼성차는 최근 도넛형 LPG 연료탱크가 탑재된 'SM5 LPLi 도넛' 모델을 공개했다. 연료탱크를 원통형에서 도넛형으로 바꿔 트렁크 공간을 기존 대비 40% 넓혔다. 휠체어나 여행용 가방 등을 수납하기 수월하도록 해 택시 기사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기존 LPG차는 원통형 연료탱크를 트렁크에 그대로 탑재해 부족한 적재 공간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박동훈 르노삼성차 부사장은 "내년에 도넛형 LPG 연료탱크가 탑재된 SM5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한단계 끌어올릴 것"이라며 "국내 택시 시장은 현대·기아차 독주여서 르노삼성자동차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다. 경쟁력만 잘 갖춘다면 얼마든지 점유율을 빼앗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유로6 기반의 클린디젤을 앞세운 SM5 D(디젤) 택시 모델도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LPG 모델보다 차량 가격은 비싸지만, 유지비(연비)가 좋아 개인택시 기사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모델이다. 클린디젤마케팅연구소에 따르면 1년간 필요한 연료비는 LPG 쏘나타의 경우 연간 1433만7000원인 반면 SM5 D는 940만3092원으로, SM5D가 490만원 가량 기름값이 절약된다. 이는 1년이 지나면 초기 차량 구매에 따른 초과분을 상쇄하고도 남는 수준이다. 디젤 택시는 내년 9월부터 LPG와 똑같이 정부 보조금을 받으며, 연간 1만대가 넘지 않는 선에서 최고 30%까지 허용된다. 르노삼성차 역시 이 시기와 맞춰 디젤 택시 출시를 고려 중이다.
택시 시장 공략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도 힘쓰고 있다. 내년 LPG와 디젤 택시 출시에 앞서 르노삼성차는 올 초 서울과 부산에 택시 전용 애프터서비스(AS) 전문점을 두고 택시 기사만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택시 전용 AS점에서 부품을 구매할 경우 할인 혜택도 제공할 계획이다.
택시 업계 관계자는 "실제 택시 시장은 수익 구조만 놓고 보면 이윤이 남지 않아 매력적이 않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한번 경쟁력이 입증되면 수요가 오랜 기간 이어지고, 길거리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어 완성차 업체 쪽에서도 구미를 당겨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판매된 영업용 택시는 개인택시(준대형 포함) 약 2만5000대, 법인택시 약 1만4000대 등 약 3만9000대로 LPG 차량(17만5958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 수준이다.
노재웅기자 rip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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