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처리속도 32비트보다 배이상 빨라져… 여러 앱 동시 작동해도 멈춤현상 줄어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4부터 스마트폰 64비트 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됐지만, 다소 지연되고 있다. 업계는 올해 3월 공개될 갤럭시S6부터 본격적인 64비트 체제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64비트를 지원하는 자체 개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5433'을 갤럭시노트4를 비롯해 최근 기존 LTE 대비 4배 빠른 '3밴드 CA LTE-A'를 지원하는 '갤럭시노트4 S-LTE'에 탑재했지만, 64비트를 아직 지원하진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64비트는 기존 32비트 대비 배 이상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낼 수 있다. 64비트 스마트폰은 많은 애플리케이션(앱)을 동시 작동시켜도 속도가 느려지거나 멈추는 현상도 확연히 줄어든다.
PC 수준의 복잡한 데이터 처리가 가능해지면서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 산업에도 큰 발전을 가져오고, 다양한 신산업을 촉발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64비트 AP를 탑재한 삼성전자의 최신 두 제품은 아직 32비트만 지원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구글 안드로이드 4.4 킷캣이 64비트를 지원하지 않았지만, 구글이 지난해 10월 안드로이드 5.0 롤리팝 업그레이드를 실시하면서 64비트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자체 64비트 AP를 가진 삼성전자가 롤리팝 OS와 함께 64비트 스마트폰 시대를 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지난달 29일 출시한 롤리팝 기반의 '갤럭시노트4 S-LTE' 역시 32비트만 지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신 OS를 적용하고도 64비트를 구현하지 못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64비트 성능이 제대로 구현되기 위해서 OS와 AP를 연결하는 펌웨어가 제대로 만들어져야 하는데, 삼성전자가 최근 개발한 펌웨어가 64비트를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며 "'갤럭시노트4 S-LTE'의 최종 테스트에서도 64비트 용 펌웨어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아 32비트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노트4 S-LTE 등 갤럭시노트4 시리즈에서는 AP가 기술적으로 64비트를 지원한다 해도 처음부터 32비트로 구현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며 "기술적 한계와 상관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3월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할 차기 스마트폰 '갤럭시S6'부터 64비트를 지원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삼성전자는 64비트 체제에서 구동할 수 있는 4GB 모바일D램을 양산하고 있다. 한편 애플은 2013년 출시한 아이폰5s을 비롯해 작년 출시한 아이폰6·6플러스가 64비트를 지원하고 있고, 중국 화웨이가 작년 10월 출시한 '아너4X' 등도 64비트를 지원하고 있다. 퀄컴은 올 상반기 출시할 차기 모바일AP '스냅드래곤 810'부터 64비트를 지원할 예정이다.
김유정기자 clicky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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