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ICT `DNA` 변화 주목하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501/2015011202100151607001[1].jpg "[이슈와 전망] ICT `DNA` 변화 주목하자")
기술의 미래를 예측할 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기술의 발전이 선형적으로 이뤄질 거라 여긴다. 그래서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기술의 본질적인 변화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해온 과거를 돌이켜보면, 새로운 기술은 다분히 불규칙적으로 등장하거나 불연속적으로 보일 만큼 큰 폭으로 도약하곤 한다. 특히 혁신적인 기술일 때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기술은 유기체와 같이 생태계를 이루며 생존경쟁에서 도태와 성장을 반복한다. 그러한 기술의 미래를 통찰력 있게 전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ETRI는 최근 ICT 미래기술전망 보고서를 통해 주요 미래기술을 분석하고 이들의 본질적인 변화 특징을 제시했다. 미래기술의 특징은 DNA(Data, Network, Algorithm/Architecture) 영역에서 양적, 질적 변화로 요약될 수 있다.
첫 번째, 데이터의 생산과 소비의 주체가 변한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량은 2020년 40제타바이트(ZB, 1021)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제타바이트의 바로 다음 단위인 요타바이트(YB, 1024)는 현재까지 인간이 만든 미터법의 끝이다. 엄청난 양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40제타바이트라는 규모의 데이터를 인간이 아니라 기계와 사물이 주로 생산하고 소비할 것이란 점이다. 데이터 시대로 대변되는 미래사회에서 데이터는 인간이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 이를 활용할 비즈니스 전략 역시 전면적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 번째, 네트워크는 점점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한다. 연결의 수단으로서의 전통적인 네트워크개념은 인터넷과 사물인터넷 등을 포함하여 새로운 수요와 기회를 창출한다. 5G와 클라우드는 온라인 가상경계를 바탕으로 지구상의 모든 것을 빠르게 연결시키며 네트워크를 보다 지능화시킨다. 특히 5G 시대에는 지금보다 100배 이상 빠른 기하급수적 변화로 인해 관련 기기와 콘텐츠 등 ICT 생태계 전체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이전의 이동통신기술과는 전혀 다르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 알고리즘이 세상을 지배한다. 일상생활과 경제활동 전반을 변화시키는 소프트웨어화의 중심에서 알고리즘의 지배력은 점점 더 강화된다. 제조업의 스마트화와 더불어 핀테크(Fintech), 비트코인(Bitcoin), O2O(Online to Offline) 등 서비스업의 ICT화의 핵심은 알고리즘이다. 세계 최대 창업 콘퍼런스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2014'에서 전설적 벤처투자자인 비노드 코슬라(Vinod Khosla)가 "앞으로 20년은 머신러닝과 같은 기계학습 알고리즘이 온갖 산업을 먹어 치우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알고리즘은 고도로 지능화된 영역뿐 아니라 일상적인 아날로그 세계를 빠르게 디지털화시킨다.
네 번째, 기억장치와 중앙처리장치 입출력 장치 등 3단계 구조로 취한 폰노이만 구조를 벗어난다. 무섭게 발전하고 있는 알고리즘에 비해 이와 맞물려 동작하는 하드웨어는 전통적인 구조에 머물면서 보다 빠르고 똑똑한 컴퓨터 구조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양자컴퓨터와 인간의 뇌를 닮은 뉴로모픽칩(Neuromorphic chip)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술영역의 혁신이 기존 컴퓨터의 역량을 본질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네 가지 측면에서 바라본 기술의 DNA 변화는 향후 ICT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기술이 미래를 결정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이러한 미래기술의 변화가 우리의 생각보다 빨리 오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의 DNA는 10년 후의 개인, 기업 그리고 국가의 운명을 결정할 막강한 힘을 행사할 것이다. 철저한 준비와 대응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흥남 ETRI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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