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조선사, 올 수주실적 작년 반토막 예상 … 유가하락에 투자줄어 불황 지속
새해를 맞았지만 조선업계에는 여전히 암울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조선업계가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추진하던 해양플랜트 수주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11일 조선업계 및 조선사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새해 해양플랜트 부문 수주가 2014년에 비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양플랜트 발주 급감 분석은 셰일가스 개발 및 유가하락에 따른 해양플랜트 투자 감소가 원인이다. 해양플랜트 한 기를 건설하는데 조 단위의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 국제유가가 하락할수록 채산성이 낮아지고 이로 인해 신규 투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글로벌 오일 메이저사들은 작년에 이어 새해에도 투자에 소극적이거나 일부 프로젝트를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석유의 대체 자원인 셰일가스가 각광 받으면서 해양플랜트 투자 전망은 더 부정적이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빅3 조선업체는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 목표치를 2014년보다 낮게 잡는 등 보수적인 사업 목표를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목표 달성도 못한 상황에 새해 수주전망까지 흐려지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조선업계는 지난해 초에도 조선경기가 악화할 것을 고려해 해양플랜트 목표 수주량을 하향했지만, 예상보다 경기가 더 나빠져 결국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초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69억달러를 목표액으로 세웠지만 지난해 56억달러를 수주해 목표액의 약 81%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총 매출 73억달러 중 해양플랜트에서 32억달러를 기록, 애초 총 매출 중 50~60%를 해양플랜트에서 거두겠다던 계획이 어긋났다. 대우조선해양도 해양플랜트 1기(27억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쳐 전체 매출의 약 18%에 불과한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조선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유가하락으로 인한 해양생산설비 발주 지연과 시추선 발주 침체 지속, 신조선가 정체 또는 소폭 하락, 한·중·일 조선소의 선가 경쟁력 변화 등으로 조선 산업 성장이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고유가로 인해 해양플랜트 발주가 지속됐지만 지난해부터 국제유가 하락으로 해양플랜트 동반 침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빅3 조선사를 비롯한 중견 조선사들도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검토할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진기자 yji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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