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시장점유율 격차 좁히며 추격… 삼성 ‘노트북9’ 출시로 대응
지난해 1㎏ 미만 노트북PC '그램'을 출시하며 초경량 노트북 시장을 개척한 LG전자가 '그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그램 시리즈의 인기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와의 노트북 시장점유율 격차를 더 좁히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역시 LG전자의 그램에 맞설 초경량 노트북 신제품을 새롭게 출시하면서 두 업체 간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9일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그램이 출시되기 이전인 2012년 17.81%, 2013년 9.13%의 차이를 보이던 양사 판매량 점유율은 지난해 그램 출시 이후 4% 수준까지 좁혀졌다. 특히 그램 시리즈의 판매량은 LG전자 노트북 전체의 31.4%를 차지하며 상승 동력원으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신성훈 다나와 노트북 담당CM 주임은 "울트라북의 성능이 평준화된 시점인 만큼, 무게를 상징적인 마케팅 포인트로 잡은 것이 주효했다"며 "군더더기 없는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채용한 것 역시 인기 요인 중 하나이며, 가성비가 뛰어나 휴대성을 고려한다면 가장 무난하게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LG전자는 후속 모델 '그램 14'를 출시하면서 무게를 더 낮추는 대신 화면 크기를 기존 13.3인치에서 14인치로 키우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면서도 무게와 두께는 각각 980g, 13.4㎜로 이전과 그대로 유지했다. 국내 출시된 14인치대 노트북 가운데 가장 가벼운 수준으로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인증도 받았다.
박형준 LG전자 한국HE마케팅담당 PC마케팅팀 부장은 "13인치의 생산성이 부족하다는 고민에서 출발해 무게를 더 낮추기보다 화면 크기를 키우면서 무게를 유지하는 방법을 고민했다"면서 "화면 크기가 커지면서 생산성이 높아지고 배터리 성능도 크게 개선돼 이전 제품보다 더 혁신적이라는 게 내부 평가"라고 설명했다.
박 부장은 이어 "LG전자는 올해 그램 시리즈의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0~30%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램 15' 등 후속 모델도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그램을 견제하기 위한 신제품으로 더 작고 가벼운 초경량 노트북 '노트북9 2015 에디션'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12.2인치 화면에 두께 11.8㎜, 무게 950g으로 삼성 노트북 중 가장 가볍다. 화면 크기를 14인치로 키운 LG전자와 차별되게 휴대성에 좀 더 중점을 뒀다.
디스플레이 크기를 12.2인치로 줄이면서도 13.3인치와 같은 화면 비율을 유지한 것이 특징이다. 또 얇고 가벼운 디자인을 위해 외부 케이스의 형태를 이음새 없이 하나의 덩어리로 깎아 제작하는 '싱글 셸 보디(Single Shell Body)' 공법을 적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성능을 위해 덩치를 키우기보단 무게와 부피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는 다이어트 열풍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휴대성의 상대적인 단점 때문에 태블릿으로부터 밀렸던 흐름을 역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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