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거대한 충돌`](http://contents.dt.co.kr/images/201501/2015012102102257803001[1].jpg "[발언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거대한 충돌`")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5의 키워드는 '스마트카', '드론', '로봇'이었다. 카는 땅을, 드론은 하늘을, 로봇은 인간을 대별한다고 봐도 무리는 아닌 듯하다. 스마트카로 불리는 땅위를 달리는 자동차는 사람의 관여가 없이도 잘 달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880㎞를 달린 아우디의 주행은 경이롭다. 드론은 하늘을 날아 여기에서 저기로 무언가를 옮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동안 생길 수 있는 환경변화에도 적응해가면서. 로봇역시 거대한 발걸음을 하나씩 옮겨가고 있다. 험한 길을 달리고 장애물이 가득한 곳들을 스스로 판단하면서 헤쳐 나간다. 스마트카, 드론, 로봇의 공통 키워드는 '스스로 활동하는'이 아닐까 한다. 이들 업체들이 보여주고자했던 것들은 '자동차가, 드론이, 로봇이' 스스로 인지, 판단,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인간의 삶을 규정해온 것은 '공간, 시간, 지식'의 한계였다. 처한 지리적 위치, 타고난 시간, 활용할 수 있는 지식에의 접근성등의 한계에 갇힌 인간의 모습을 아날로그적 삶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사람 스스로 모든 것을 처리하고 극복해야 하는 삶을 아날로그적 삶이라 해보자. 스스로 지리적 한계를 뛰어넘고, 시간이 주는 장벽을 넘고, 모자라는 지식을 찾아가는 전체 여정의 중심엔 인간이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산업혁명, 컴퓨터 혁명, 모바일혁명으로 이어지며 디지털적인 세계로의 이행을 하고 있다. 엔진의 발명으로 인간은 중노동에서 해방되었고 지리적 한계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고, 컴퓨터의 발명으로 인간의 지식의 높아졌다. 모바일혁명은 시간의 한계조차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갖게 하고 있다. 특히 컴퓨터의 발명과 진화는 인간 삶의 근본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터미네이터, 아이로봇, 제트카, 마이너리티리포트 같은 미래지향적 영화들은 이러한 세상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 공간, 지식, 시간의 제약이 주는 아날로그적 삶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삶을 상상해보라. 우리는 이러한 삶의 환경을 '디지털 세상'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디지털은 0과 1로 이루어져 있다. 컴퓨터의 발명으로 사람이 만들어온 것이다. 이번 CES2015가 보여준 디지털의 현재는 '스스로 활동'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상상해보라. 서울 한복판에 사람이 관여하지 않는 자동차가 달리고 있는 것을. 스스로 신호등도 판단하고, 보행자도 알아채며 목적지를 향해 달리고 있는 자동차가 나랑 같은 차선에 있다는 것을. 사람이 운전에 익숙해져 가듯 이들도 학습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우리를 쉽게 추월할 수 도 있을 수 있음을.
하늘에 길이 생기고 그 길을 따라다니는 드론을 발견하는 것 역시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상을 해보자.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도 가끔씩 사고를 낸다. 이러한 스마트카와 내가 운전하는 차가 사고가 나면 어떻게 될까. 누가 어떻게 얼마만큼의 책임을 져야 할까. 아날로그적인 인간과, 디지털적인 스마트카와의 사고는 과연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이 상상이 발칙해 보이진 않는다. 우리는 이미 이러한 현상들을 곳곳에서 목격하고 있다. 우버, 배달의민족과 같은 서비스를 바라보는 시각은 아날로그적 세상과 디지털적인 세상이 어떻게 충돌해갈 것인지 보여주는 서막에 불과 한 듯하다. O2O(Online to Offline)라는 이름으로 서로가 공존할 수 있는 틀을 찾으려 애를 쓰고 있지만, 우리가 인정해야 할 냉엄한 현실은 이들이 경계라는 것이다. 경계에선 충돌을 피할 수 없다.
지형은 끊임없이 바뀐다. 유동성을 가진 지구의 핵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판으로 존재했던 지형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분리된 지형 위에서 각각의 종은 고유하게 생태계를 이루고 생존해 왔다. 그 모습이 어쩌면 우리가 살아온 아날로그적 모습일지 모른다. 아날로그적 생태계의 모습에 익숙해진 세대에 의해서 만들어진 또 다른 디지털 세상. 그러나 그 디지털 세상의 모습은 '지구는 평평하다'는 말에 포함되어 있듯 글로벌하며 새로운 규칙이 존재하는 새로운 생태계이다. 이 생태계를 인정하듯 안하듯 그 세상은 이미 존재하며, 우리에게 익숙한 세상인 아날로그판을 향해 거대한 돌진을 하고 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거대한 충돌. 우리는 그 경계선 상에 있다. 경계에 산다는 것은 위기다. 위험과 기회가 상존한다는 것이다. 위험과 기회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는 우리의 몫이다. 옮음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성의 문제다. 선택은 우리의 몫이지만 어쩌면 책임은 우리의 다음 세대 몫일 수도 있을 듯하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살아갈 디지털 세대를 위한 선택을 해주는 것이 우리의 몫이 아닐까?
이구환 옐로디지털마케팅 디지털마케팅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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