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서 어떤 역할할지 '주목'
연이자 대부업체보다 저렴 '장점'
법망 피해 우회영업 규제안 고민
연이자 대부업체보다 저렴 '장점'
법망 피해 우회영업 규제안 고민
국내에서도 연 8% 이자로 개인간(P2P) 대출을 중개해 주는 핀테크 사이트가 등장하면서 위법성 논란과 함께, 새로운 플랫폼이 기존 금융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일단 법망을 피해 사업을 시작한 만큼,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시장 교란 행위 등이 보일 경우 행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26일 금융권과 IT업계에 따르면 국내 처음으로 P2P 대출 중개 사이트인 '8퍼센트'(사진)가 문을 열었다. 8퍼센트는 불특정 투자자들이 펀딩을 통해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대출을 중개하는 서비스로 대출을 원하는 대출자가 자신의 직장 등 기본 신상정보와 민간신용평가사업자인 NICE신용평가 정보를 올리도록 해 투자자의 판단을 돕도록 하는 방식이다.
최근 들어 세계적인 핀테크 열풍을 타고 국내에서도 P2P 대출 중개나 소규모 대출 서비스가 본격화되고 있다. 8퍼센트 외에도 현재 10여개 업체들이 관련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일부 크라우드펀딩 업체들도 펀딩을 통한 대출중개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연 이자가 20∼30%대에 이르는 대부업자보다 금리가 저렴한 점을 매력으로 신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다.
이 같은 핀테크 사업모델은 해외에서는 이미 보편화돼 있다. 미국에서는 렌딩클럽, 프로스퍼 등 유사한 업체가 7년간 70억달러의 개인과 개인간 대출 거래를 성사시키는 등 급성장하고 있고 유럽에서도 소액 대출 중개 수수료를 수익 기반으로 하는 P2P 대출 전문 스타트업이 인기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위법성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현행법상 P2P 대출 서비스는 불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과 제휴 등을 통해 법망을 우회하는 방법을 쓰고 있으나, 여전히 위법성이 모호하다는 시각이다. 금융당국도 이런 신종 비즈니스에 대해 은행법, 대부업법, 전자금융거래법 등 어떤 법안으로 규제를 해야 할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특히 대다수 스타트업들이 P2P 대출 사업의 구조가 대부업과 유사하다고 보고 해법을 모색하는 상황에서 대부업이 금융당국 신고제가 아닌 각 지자체 등록제로 돼 있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일단 금융당국은 관련 비즈니스의 성장세를 지켜보면서 시장을 교란하는 불법행위가 보이면 행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용호 금융위 서민금융과장은 "금융위에서 조사를 해 봤더니 소액대출·소액 대출 중개 서비스를 개시한 스타트업들이 저축은행을 끼고 업무를 시작하거나 출자조합 형태로 등록하는 등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 영업을 시작한 상태"라며 "현재로서는 일단 지켜보면서 규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규기자 dk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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