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6용 자체 AP 양산 본격화 … 퀄컴과 점유율 격차 좁혀
애플 A9 등 14나노 핀펫 공정 파운드리 매출 확대 기대감
애플 A9 등 14나노 핀펫 공정 파운드리 매출 확대 기대감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 올해 시스템LSI 사업부문의 부활에 힘입어 반도체 매출 1위 인텔을 턱밑까지 추격할 전망이다. 열쇠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자체 공급과 애플 차기 AP인 A9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본격 가동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4㎚ 핀펫(Fin-FET) 공정을 앞세워 지난해에 비해 약 6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더 올릴 것으로 보인다. 근거로는 최근 자체 생산 AP의 본격 양산과 애플의 차기 아이폰 AP 파운드리 매출 발생 등이 꼽히고 있다.
우선 오는 3월 출시가 예상되는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 6의 AP에 독자 브랜드인 '엑시노스7 옥타'의 차기버전(엑시노스 7420) 채택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생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AP는 현재 상용 생산 중인 반도체 미세 공정 중 가장 최상위 급인 14㎚ 핀펫 공정이 적용됐으며, 우선 삼성전자 기흥공장과 미국 오스틴 공장에서 생산을 맡을 예정이다. AP는 스마트폰에서 애플리케이션 구동이나 그래픽 처리 등 컴퓨터의 CPU(중앙처리장치) 역할을 하는 핵심 반도체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7420은 64비트 옥타코어와 900㎒ ARM Mali-T760MP8 그래픽프로세서(GPU), 최대 캣(Cat) 10 450Mbps까지 지원 가능한 삼성의 새넌333 모뎀 리비전 등이 원칩 형태로 탑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갤럭시S 6가 판매되기 시작하면 삼성전자의 14나노 핀펫 공정을 공유하고 있는 글로벌파운드리에서도 추가로 AP를 위탁 생산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또 자체 AP 탑재를 본격화한 만큼 갤럭시S 6에서의 퀄컴 AP 비중은 최소한으로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3세대 이동통신 단말기까진 자체 AP를 사용했지만, 롱텀에볼루션(LTE) 시대가 열리면서 발열 및 부피 문제로 인해 '원칩' 솔루션을 갖춘 퀄컴 AP에 의존해 왔다. 퀄컴은 하나의 칩에 AP와 모뎀 등을 결합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50%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
하지만 퀄컴의 위상은 최근 출시한 차기 AP 스냅드래곤 810의 발열 논란으로 휘청이는 분위기다. 외신에 따르면 퀄컴은 최근 발열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출시를 2개월 남짓 남겨둔 갤럭시S 6에 당장 스냅드래곤 AP를 탑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경우 퀄컴과의 AP 점유율 격차는 크게 줄어든다. 퀄컴은 삼성전자 AP 공급으로 전체 매출의 12%가량을 거둬들이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환산하면 20억6544만달러에 이른다. 이 매출이 전부 삼성전자로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삼성전자의 AP 매출규모는 약 29억달러에 이르고 퀄컴은 80억달러 수준으로 줄어든다. 지난해 기준 퀄컴과 삼성전자의 매출 점유율은 52.9%대 4.2%로 퀄컴이 압도적인 우세다.
한편 삼성전자는 14나노 핀펫 공정을 앞세워 애플 아이폰 차기 모델의 AP인 A9의 파운드리도 수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매출의 80%가량을 애플로부터 수주했지만, 지난해 아이폰6에 들어간 AP인 A8의 파운드리 계약에 실패하면서 심각한 적자에 시달린 바 있다. 그러나 올해 다시 애플 파운드리를 수주하면서 2013년(39억5000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예상대로만 된다면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문의 실적은 종전까지 최대였던 2010년 매출액(37조64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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