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은 향후 10년간 경제가치가 14조달러 넘어
빠른 기술 발달 속도와 달리 아직 해킹과 테러에 취약
진흥과 이용자 보호위한 사이버 보안 마련돼야
빠른 기술 발달 속도와 달리 아직 해킹과 테러에 취약
진흥과 이용자 보호위한 사이버 보안 마련돼야
![[시론] IoT, 사이버 보안 시급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501/2015013002102351607001[1].jpg "[시론] IoT, 사이버 보안 시급하다")
지난 세모의 인터넷 해킹 관련 두 가지 뉴스는 인터넷 보안(혹은 사이버 안보)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시켰다. 하나는 소니 픽쳐스 해킹으로 영화 '인터뷰' 상영에 대한 테러 위협이고, 다른 것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영하는 원자력발전소 해킹 자료 공개와 원전 중지 협박 사건이었다. 인터넷 보안과 관련하여 더 충격적인 뉴스는 수일 전 TV 뉴스에 전자 소매치기이다. 행인에 접근하여 인사하는 척 하면서 노트북이나 탭을 지갑에 가까이 대어 신용카드를 해킹하고 인터넷 뱅킹으로 돈을 인출해 가는 것이다. 모든 과정이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피해자는 소매치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한다. 고도로 발달한 인터넷 환경이 대낮에 눈을 퍼렇게 뜨고도 코 베어가는 세상이 될 수도 있다는 생생한 장면 앞에서 사이버 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하는 보도였다.
이런 일련의 사고들은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의 보안 또는 안전성을 생각해보게 한다. 사물인터넷이란 물건과 기계(사물)가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서로 정보를 주고받고 처리하는 개념이자 기술이다. 스마트 가전제품, 온도 모니터링을 통한 냉·난방 제어, 의료 서비스와 스마트/무인 자동차 등이다. 사물인터넷은 새로운 산업으로 이미 등장했다. 2015 국제가전전시회(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사물인터넷 관련 제품과 서비스 기술을 선보인 업체가 900여 개에 달했다. 이는 전체 참여기업의 25%로, 사물인터넷이 미래 성장산업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된 증거이다. 사물인터넷이 2013년부터 향후 10년간 새롭게 만들 경제적 가치가 14조 4000억 달러에 달한다는 예측도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추어 우리도 지난 해 사물인터넷을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육성하는 범부처 사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사물인터넷은 빠른 발달속도와 달리 사이버 안보(cyber security)와 관련하여 해킹과 테러에 매우 취약하다. 신용카드를 해킹한 탭이 사람이 아닌 기계(자전거 또는 건널목 난간 등)에 설치된 것으로 보면 되는데, 사물인터넷의 센서, 디바이스는 사실상 연산능력이 작은 PC이다. 문제는 용량이 작다보니 대부분 보안 수준이 낮은 비밀번호를 쓰게 되고, 데이터 전송시 암호화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무선 네트워크를 통한 디바이스 해킹에도 취약하고 보안 솔루션을 위한 백신도 없거나 미흡하다. 또 사물인터넷의 쓰임새가 다양한 만큼 소프트웨어의 빠른 업데이트가 쉽지 않으며 그만큼 공격자에 노출되기도 쉽다.
사물인터넷 보안 문제는 우리 생활 곳곳에 모든 제품과 기기에 접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피해가 직접적이고 더 클 수 있다. 인터넷 해킹처럼 정보유출과 금전적 피해 뿐 아니라, 정보가 건강 모니터링이나 의료 서비스와 연계된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체내에 심장 박동기를 이식한 한 유력 정치인은 해킹 테러를 우려해 무선조정 기능을 껐다고 한다. 저급 PC인 사물인터넷은 악성 스팸을 유포하고 데이터를 빼내가는 매체로 악용될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다. 지난해 러시아에서는 30여 가지 스파이 기능을 가진 중국산 다리미 속의 해킹 칩이 무선 네트워크에 들어가 악성 코드와 스팸을 유포하고 데이터를 빼갔다. 이러한 피해 규모가 2020년까지 17조7000억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사물인터넷을 경제성장 기회로 잡기 위해서는, 안심하고 쓸 수 있어야 한다. 최근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표한 14년 사이버 보안 침해사고, 주요동향 및 15년 전망분석 보고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안전한 사물인터넷 이용환경을 조성해 나간다는 정부(미래부) 방침이 잘 설명되어 있고, 실질적 모의 훈련, 주기적 보안 컨설팅 실시, 전문 인력 확보와 투자 확대, 이용자의 보안 생활화 등 모든 요소를 망라하고 있다. 그런데 보고서에는 언제까지 어떻게 얼마만큼 한다는 구체성은 미흡해 보인다. 사물인터넷 보안에 관련된 요소기술 선제 개발과 실증사업 추진과 같은 핵심가치 확보에도 자원을 쏟아야 한다. 사물인터넷 산업을 진흥시키고, 이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사이버 보안에 대한 대응책이 충실하게 마련되어야 한다.
금동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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