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내달 전환사업 앞두고 '유심형 vs 앱카드' 신경전
유심형 "핀테크 활성화 차원 탑재해야"
앱카드 "추가 비용분담 부적절" 반대
유심형 "핀테크 활성화 차원 탑재해야"
앱카드 "추가 비용분담 부적절" 반대
집적회로(IC) 단말기 전환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카드사들이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기능 탑재를 놓고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핀테크 활성화 차원에서 NFC 결제 기능이 탑재된 IC단말기를 보급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IC카드 인식으로도 충분하다는 의견이 상충하고 있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3월 시작될 IC단말기 전환사업을 두고 유심형 진영과 앱카드 진영이 이견을 나타내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NFC 결제 지원이다. 유심형 진영은 IC단말기 보급 사업을 진행하는 김에 NFC 결제 기능도 추가하자는 입장이고, 앱카드 진영은 IC카드 인식 기능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뜻을 내세우고 있다.
카드사들의 입장 차는 각사가 공급하고 있는 모바일카드의 서로 다른 결제 방법에서 기인한다. 유심형 모바일카드는 오프라인에서 NFC 결제 단말기가 있어야 결제가 가능하고 앱카드는 NFC 외에도 바코드, QR코드 등으로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NFC 단말기가 설치된 가맹점은 지난해 9월 기준으로 2만6000여대, 전체 카드 가맹점의 1.5%에 불과한 수준이다. 대형 가맹점 외에는 개당 약 30만원에 달하는 NFC 단말기를 선뜻 설치하는 곳이 적은 탓이다.
이에 따라 유심형 진영은 65만 영세가맹점과 대형가맹점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NFC 결제 기능이 탑재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나카드 한 관계자는 "현재 단말기 제조사에서 이미 NFC 결제 기능이 탑재된 신형 단말기를 일반화해 보급하고 있는데 굳이 구식의 IC단말기를 보급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섣불리 NFC 결제 기능이 없는 IC단말기를 설치했다가 감가상각이 끝날 때까지 걷어내지도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심형 진영은 NFC 결제 기능이 추가된 IC단말기를 설치할 경우 현재 조성한 1000억의 기금보다 2∼300억이 추가로 들어가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앱카드 진영의 의견은 다르다. 이미 분담금 조성에 대한 합의가 다 끝난 상황이고, 여기에 대해 추가로 비용 분담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NFC 결제를 원하는 가맹점은 따로 동글을 설치하면 되는 문제"라며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진행하는 IC단말기 전환사업에서 일부 카드사들만 혜택을 보는 NFC 결제 기능까지 추가로 탑재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금융당국이 모바일카드 등 핀테크에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어 유심형 진형의 주장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핀테크 스타트업 관계자는 "최근 애플이 NFC 결제를 이용한 애플페이를 선보이고 국내에서도 금융사와 IT기업들이 모바일카드에 대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NFC 단말기 보급이 확산되면 유심형과 앱카드를 모두 사용할 수 있어 오프라인 모바일카드 이용 증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ca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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