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3.5% 변동금리 ->20년 2.8% 고정금리 전환… 내달 24일 출시
정부가 1089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의 체질 개선에 본격 착수했다.
우선 가계 경제를 악화시키는 단기·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다음 달부터 장기·고정금리로 전환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분기 말 전체 가계부채가 1089조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직전 분기보다 2.8% 늘었고, 전년 말과 비교하면 6.6%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추계 인구가 5062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국민 1인당 2150만원 정도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가계부채는 지난해 8월 정부가 시행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금융 규제 완화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지난해 4분기 동안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22조9000억원이 증가해 직전 분기(15조6000억원)보다 46.8% 폭증했다.
또 전체 가계부채 중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460조6000억원으로 38.7%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 1분기 중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50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폭발 직전의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우선 주택담보대출의 질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경제 성장에 따라 증가하는 가계부채의 규모는 어쩔 수 없다 해도, 부실화하지 않도록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정부의 인식이다.
일환으로 금융위원회는 이날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안심전환대출)을 다음 달 24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안심전환대출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중 변동금리나 이자만 내고 있는 거치식 대출을 올해 선착순 총 20조원 한도 내에서 장기·고정금리로 전환해주는 상품이다.
금리는 연2%대 후반의 고정금리가 적용되며 만기는 10·15·20·30년이다.
대출자가 기존 대출은행에서 신규대출을 받아 기존대출을 상환해 갈아탈 수 있다.
전환 조건은 변동금리이거나 거치식 대출 중 △주택가격 9억원 이하 혹은 대출금 5억원 이하 △대출취급 후 1년이 지난 대출 중 6개월 이내에 연체가 없는 정상대출 등이다.
고정금리면서 원금을 상환 중인 대출과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적격대출·한도대출도 전환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기존 대출자가 안심전환대출로 전환하면 이자 부담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2억원을 5년 만기, 연3.5%의 변동금리로 빌린 경우 대출 기간 중 총 1억4000만원 수준의 이자를 부담해야 하지만 안심전환대출(20년 만기·연2.8% 고정금리·전액 분할상환)로 전환할 경우 실제로 부담하는 이자는 절반 이하인 6000만원으로 줄어든다.
20조원이 모두 전환될 경우 가계대출 중 25%대에 그친 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 비중이 5~6%p 상승할 것으로 금융위는 기대했다.
김용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상대적으로 낮은 고정금리로 전환해 이자부담을 줄이고 시중금리 인상에 따른급격한 이자비용 증가 위험도 완화될것" 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안심전환대출 규모가 전체 대상(200조원)의 10%에 불과해 정책이 장기적인 실효성을 갖추려면 규모 확대가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미래전략실장은 "안심전환대출은 취약계층의 금융 안정성과 가계위기상황에서 일부 효과는 생길 수 있을것" 이라면서도 "장기적인 안정성을 높이려면 대출 한도를 늘려가는 방안을추진해야 한다" 고 말했다.
서영진·박세정기자 artjuc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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