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와 도요타는 손을 잡고 미니보다 더 작은 소형차를 개발하는데 착수했으며, 일본 8개 자동차 회사는 친환경 디젤 엔진 개발을 위한 공동전선을 구축한 상태다. 그동안 독자노선을 고집했던 GM 역시 최근 혼다와 특허 공유를 통한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연료전지 공동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흐름과 별개로 자체적인 신기술 및 차량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어떤 선택이 미래 경쟁력에 있어 큰 힘으로 작용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완성차 업체 간 기술 및 엔진, 차량 공동개발 추진 건수는 약 30건에 달한다. 특히 전기차와 수소차 등 차세대 친환경 차량과 관련한 기술 제휴가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친환경 기술 개발에 있어 경쟁사들이 손을 맞잡는 이유는 막대한 연구개발비 때문으로 개별회사 차원에서는 대응하기가 벅차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각사가 가지고 있는 특화된 기술을 제휴함으로써 얻는 시너지 효과도 상당하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연비 개선과 친환경차의 개발은 업계 전체의 숙원 사업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공생이 필수적"이라며 "전기차와 수소차 등 차세대 친환경 차량 보급의 최대 장애요인은 인프라 확산과 더불어 높은 가격을 꼽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둘 혹은 다수 간의 협업과 공동 투자를 통해 1억원을 호가하는 친환경 차량의 출시 가격을 현재 수준의 절반가량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차량과 마찬가지의 이유로 소형차 부문에서 협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실제 최근 르노와 다임러가 제휴해 개발한 트윙고와 스마트 포투가 연비 및 성능 면에서 호평을 받으며 유럽에서 인기를 끌었다. 도요타는 BMW와 제휴에 앞서 PSA와 손을 잡고 소형차 아이고를 공동개발·생산해 수익성을 개선한 바 있다.
반면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한 현대차는 당분간 경쟁 업체와 공동개발이나 생산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내 자체 기술로 남들보다 한발 앞서 이 분야를 선도하고,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다. 1998년부터 수소차 개발에 착수한 현대차는 2000년 첫 차량을 만든 후 지금까지 14년 동안 430만㎞를 시험 주행하며 내구성 및 연비 관련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최근에는 광주광역시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출범하면서 '수소 경제의 메카'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해관계를 따져봤을 때 경쟁 업체와 협업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든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아직 그럴만한 고려 대상이 존재하지 않았다"며 "독자 기술과 생산력을 바탕으로 전기차, 수소차, 하이브리드카 등 모든 친환경차 부문에서 경쟁력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현대차만의 특화 기술을 더욱 정진해 글로벌 리딩 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