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장 'M&A' 중심… 한국은 0.5% 불과
미국 76%·유럽 53% 이상 활성화
창업 생태계 위해 구조 개선 시급
미국 76%·유럽 53% 이상 활성화
창업 생태계 위해 구조 개선 시급
![[알아봅시다] 벤처기업 회수시장 동향](http://contents.dt.co.kr/images/201503/2015030402103057796001[1].jpg "[알아봅시다] 벤처기업 회수시장 동향")
창업관련 세제지원, 규제 완화, 정책자금 조성 등 지난 2013년 이후 각 분야의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추진해 온 정책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정작 창업 생태계의 마지막 단계인 회수 시장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코스닥 시장이 600선을 돌파하는 등 지난해보다는 기업공개(IPO)를 통한 회수가 어느 정도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인수합병(M&A)을 통한 회수 방편은 여의치 못한 사정입니다.
◇국내 회수시장의 현황=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장외 매각이나 상환 또는 프로젝트를 통한 자금 회수의 비중이 70%를 넘기고 있습니다. 나머지 30%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공개(IPO) 또는 M&A를 통한 회수에서도 IPO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를 차지하며 M&A의 비중은 0.5%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최근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2000년 대비 주가 역시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벤처기업들이 IPO를 꺼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사실상 창업자들과 투자자들은 M&A를 가장 성공적인 회수로 여기고 있지만 그 비중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이처럼 상장 시장을 통한 회수 외에도 구주 거래(세컨더리) 또는 특수인수목적회사(SPAC)와 같은 우회 상장을 회수 수단으로 삼기도 합니다. 특히 지난 2013년 7월 개장한 코넥스 시장은 코스닥 시장 진입을 위한 예비 시장으로서 세컨더리 시장의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넥스 시장은 거래가 부진한 프리보드 시장을 대체하겠다는 당초 목표와는 달리 지난해 상반기까지 일평균 거래량 3만7000주, 거래 대금은 2억6000만원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SPAC 상장 역시도 지난해 하나그린스팩이 합병한 선데이토즈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SPAC 상장을 통해 M&A에 성공한 사례도 10개에 불과합니다.
◇해외 회수시장의 현황= 이같은 국내 회수 시장의 사정과는 달리 해외 시장은 IPO보다는 M&A가 더욱 활성화돼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회수 건수를 기준으로 M&A의 비중은 76.2%를 차지해 IPO(23.8%)의 비중을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습니다. 금액을 기준으로 해도 M&A의 비중은 절반이 넘습니다.
유럽 역시도 M&A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마찬가지 입니다. 지난 2013년 유럽 벤처캐피탈(VC) 시장에서 M&A가 차지하는 비중은 53.5%, IPO의 비중은 13.5%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ICT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국 역시도 M&A의 비중이 절반을 넘기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까지 IPO를 통한 회수는 59%에 달했지만 중국 정부가 IPO를 통한 신주 발행을 금지하고 IPO 심사 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특별 검사에 착수하면서 M&A가 가장 유력한 회수 수단으로 급부상하는 모습입니다.
이처럼 주요 국가들의 회수 시장이 M&A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의 M&A 시장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10월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을 제외하면 사실상 ICT 분야 대기업에 의한 벤처기업의 M&A는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이처럼 IPO 중심으로 비정상적으로 쏠려 있는 회수 시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방향이 수요-공급 개념에서 시장 자체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간 정부가 정책 수단으로 이용해 온 절차 간소화 방식의 대책보다는 M&A 시장의 거래 증가를 위한 매물의 공급과 인수 수요자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국내 M&A 시장을 우선 활성화한 이후 국내 기업들의 해외 기업 인수 역시도 지원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해외 기업이 국내 기업을 M&A하는 것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 역시도 완화할 수 있는 사례가 될 것이란 부분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과 같이 M&A 시장이 자리잡힌 정책보다는 지난해 들어 급격하게 M&A 인수 비중이 높아진 중국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정부는 외국 자본의 중국 투자에 대해 산업별로 장려·제한·금지형을 분류하고 여기에 언급되지 않은 산업들은 모두 허용형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투자 허용형 업종에 대해서는 별도의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지만, 장려형의 경우 각종 우대 혜택을 제공해 소득세와 관세 등에서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자동차, 조선, 철강, 전자통신 등 9개 산업을 대상으로는 대기업 육성을 위한 기업 간 M&A를 적극 육성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유근일기자 ryuryu@dt.co.kr
참고 = 정보통신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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