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세상으로 출근한다/박용후 지음/라이팅하우스 펴냄/260쪽/1만4000원
카카오톡, 선데이토즈, 배달의 민족 등 후발 벤처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이들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이 회사들의 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한 관점 디자이너 박용후 대표가 성공의 공통분모를 풀어낸다.
저자는 '오피스리스 워커'의 개념을 소개하며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해 나갈 것을 권한다. 이는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 해리 백위드가 소개한 개념으로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일하며 자신의 재능을 프로젝트 단위로 분산 투자하는 사람'을 뜻한다. 많은 사람들과 연결돼 있으면서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는 오피스리스 워커. 앞으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근무 형태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는 회사가 더 이상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지 않을 때를 대비해 무엇을 준비할 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느 날 출근할 사무실이 없어졌을 때 백수가 될 지 오피스리스 워커가 될 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간 '나는 세상으로 출근한다'는 스마트한 일의 방식, 그리고 이를 어떤 자세로 대해야 할 지를 조언한다. 저자는 다가올 미래는 상품을 판매하는 '마케팅의 시대'가 아니라, 상품이 놓일 맥락을 설계하는 '맥락의 시대'라고 말한다. 따라서 기업뿐 아니라 개인도 자신을 비싸게 팔기 위한 스펙 쌓기에 열중하기 보다 일의 보람을 회복하고 자신의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삶의 맥락을 설계하는 쪽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방식과 관점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국 트렌드연구소는 'N분의 1 잡(Job)'이라는 개념을 새로운 비즈니스 트렌드로 소개한 바 있다. 재능을 가진 개인이 시공간을 초월해 동시에 여러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현상이 앞으로는 일상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의 주업이 따로 있는 기존의 '투잡', '쓰리잡'과는 다른 개념이다. 저자는 스스로도 기업들과 약속한 목표에 도달하는 순간까지만 함께한다는 원칙으로 언제나 계약직 신분을 유지하며 자유롭게 일하는 마인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연결성'의 키워드로 이어진다. 연결성이 낮았던 과거에는 정해진 시간에 한곳에 모여 자원을 공유, 함께 일하는 방식이 효율적이었지만, 연결성이 높아진 현대에는 미션만 공유한 채, 각자가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시간과 장소에서 일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스마트워크'를 전개하는 방식에서도 합의된 목적 공유, 동기 부여, 경험 공유, 격려 등의 요소를 갖추는 것을 성공의 노하우로 제시한다.
'일에 대한 관점을 바꾸면 우리 삶에는 어떤 즐거운 일들이 벌어질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이 책은 결국 '어떤 삶을 살 것인가'라는 궁극의 질문과 만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반상 위에서 더 큰 집을 짓기 위해 경쟁하는 '미생'의 삶을 포기하는 대신에 서로의 재능과 밥그릇을 1/N로 나누는 공생으로의 삶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유정기자 clicky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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