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조송암 딤스 대표
우리 사회는 소득 불균형의 심화, 높은 청년 실업률, 동북아의 지정학적 갈등, 정치권과 정부에 대한 불신과 리더십의 부재 등 경제적 사회적 신뢰의 위기를 맞고 있으며 경제 성장에도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라는 점을 모두가 공감하며 해결책을 찾고자 고심하고 있다.
다보스 포럼은 매년 그 해의 세계 상황을 반영하여 주제를 선정하는데 2015년의 주제는 소득불균형, 높은 실업률, 정부에 대한 불신 등 우리 사회의 문제와 동일한 것들이다.
문제의 해결책으로 다보스 포럼에서 제시된 대안은 복지확대, 부자증세, 창업과 일자리 창출 같은 직접적 대안보다 소통과 협력을 통한 신뢰 사회 구축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및 사회적 책임을 지는 기업모델 같은 근원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지는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모든 업무를 정당하고 투명하게 처리할 때만 확보할 수 있다. 동시에 업무 정당성과 투명성은 업무수행 과정에서 신뢰할 수 있는 기록과 정보를 생산하고 보관할 수 있을 때만 보장받을 수 있다.
이는 기록과 정보를 담고 있는 문서의 관리체계를 잘 구축하는 것이 사회적 신뢰구축과 경제성장에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의미다. 이런 점은 지식정보 사회로 발전할수록 더욱 커진다. 지식근로자들의 주된 업무가 문서와 정보를 창출하는 것이며, 문서관리체계는 조직의 기초적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원전성적서 조작, 세월호 침몰 후 문서파기와 조작, 남북대화 회의록 폐기 등에서 보듯이 문서와 기록관리에 실패하고 있다.
우리가 문서관리에 실패하는 이유는 첫째, 문서를 조작하거나 폐기하여 증거를 없애거나 아예 문서를 작성하지 않음으로 기록을 남기지 않고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이 법정에서 더 유리하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둘째, 디지털시대를 맞이하였으나 문서의 생산, 유통, 폐기의 전 생명주기를 포괄하는 완전한 전자문서 관리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종이문서를 혼용할 수 밖에 없어 혼선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종이문서 관리방식은 잊어버리거나 적용이 불가능하게 되어있는 상황에서 문서관리에 대한 지식 축적과 교육은 방치되고 있어 대안 마련을 위한 역량조차 낮아진 형편이다.
셋째, 전자문서의 관리를 정보통신 기술로서 해결할 수 있다는 오해로 인해 관리체계의 수립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요즘은 많은 조직이 문서관리를 전산시스템에 의존하고 있으나 종이문서 시절의 규정을 그대로 둔 채 전자문서관리 방침이나 절차를 새로 수립하지 않은 조직이 많다. 전사적 일관성 없이 전산시스템을 도입할 때 마다 기술과 장비 중심으로 대처한 결과 시스템이 많을수록 문서관리의 문제도 더 복잡해진다.
해결책은 자명하다. 기업은 정보통신 공학기술뿐 아니라 관리 방침과 절차 운영을 위한 경영기법도 함께 고려하여 종합적인 문서관리체계를 수립하고 역량을 키워야 하며, 정부는 법과 제도를 통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마침, 전자문서와 기록의 종합적인 관리체계에 대한 국제표준 'ISO 30301 기록경영시스템'시리즈가 발행돼 국제적 모범에 따른 문서관리체계 수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표준은 전자문서를 관리하고 보존하데 그치지 않고, 경영 차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정보로 활용 할 수 있도록 경영시스템 수립에 대한 요건을 제시하고 있어, 이 표준에 따라 관리체계를 수립하면 조직의 비전과 목적 성취에도 기여 할 수 있다. 많은 기업에서 기록경영시스템을 도입해 업무 정당성과 투명성을 인정 받고,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여, 고객과 사회로부터 신뢰를 확보하여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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