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 나트륨·니코틴 검출기술 등 확보… R&D 통해 제품 경쟁력 강화
JW중외메디칼 가산공장을 가다
지난 6일 찾아간 서울 가산동 JW중외메디칼 가산공장. 공장 내에서는 직원들이 최근 회사가 새로 개발한 식염 농도 측정시약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었다.
건강검진을 받을 때 흔히 보는 소변 검사지와 똑같은 모양의 이 진단시약은 소변을 묻히면 2초 안에 몸 안에 소금 농도를 ℓ당 2g부터 14g까지 6가지 단계로 표시해준다. 기자가 제품을 갖고 직접 테스트해 보니 최대치인 14g이라는 표시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량인 10g을 훨씬 넘어선 수치다.
아직도 국내 성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이 WHO 권고기준의 두 배 이상에 이를 정도로 한국인의 짜게 먹는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고 있다. 지나친 나트륨 섭취가 고혈압 등 각종 만성질환은 물론 위염, 위암, 골다공증 등 건강에 다양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막상 자신이 얼마나 짜게 먹고 있는지, 소금 섭취를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다.
JW중외메디칼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식염농도 측정시약에 대해 '한국인에게 꼭 필요한 진단시약'이라고 소개했다.
일반인들이 소금을 얼마나 섭취하고 있는지 바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식습관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 실제로 미국의 한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저염에 대한 교육과 식염 측정을 함께 진행한 학생들은 교육만 받은 학생에 비해 나트륨양뿐만 아니라 체중과 혈압도 함께 감소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회사가 개발한 또 하나의 진단 제품인 니코틴 검출 진단시약의 경우, 세계적으로도 출시되는 제품 자체가 많지 않고 국내 시장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제품은 몸 안에 축적된 니코틴의 양을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어 금연자들이 직접 눈으로 니코틴 양을 확인하면서 금연보조제 등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돕는다.
이렇게 간편하게 건강지표를 측정할 수 있는 현장검사(POCT) 진단시약 제품들은 지난해 12월 의료기기법 개정으로 의약품에서 의료기기로 전환되면서 생활 속에서 더 가까워지고 있다. 대표적인 현장진단 제품인 임신테스트기의 경우 이전에는 약국에서만 살 수 있었지만, 요즘은 편의점과 마트,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국내 체외진단 시장의 매출 규모는 2010년 기준 약 4650억원으로, 연평균 5.9%씩 성장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 역시 2012년 464억달러에서 2019년 71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될 만큼 커가는 속도가 가파르다.
2012년 가산 시약공장을 건립해 본격적인 진단시약 사업에 나선 JW중외메디칼은 현장진단 제품 외에도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생화학 진단시약 33개 품목을 직접 개발해 현재까지 27개 품목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회사는 800여개 의료기관에서 30여개 품목의 외산 제품을 자사 제품으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성호 JW중외메디칼 이사는 "현재 생화학 진단시약은 외국 제품이 전체 국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그동안 기술력 부족으로 생화학 시약의 국내 생산이 어려웠지만 현재는 탄탄한 연구를 통해 만들어진 국산 제품이 외산 제품과 성능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우수한 품목들이 많다"고 말했다.
진단시약의 경우 의약품과 달리 특허로 관리되지 않아 조성물 제조방법 등이 공개되지 않는다. 때문에 국산화를 위해선 최적의 원료와 비율뿐만 아니라 각종 제조방법들을 일일이 테스트해가며 찾아내야만 한다.
15년 이상 진단시약 국산화 연구에 매달려 온 이채준 JW중외메디칼 진단시약생산부장은 "수십 가지 원료를 써봐도 제품이 만들어지지 않을 때는 몇 달 동안 거의 기도하는 심정으로 매달려야 한다"며 "하지만 방법을 찾은 순간의 기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며 이렇게 하나씩 쌓아온 독자적인 기술 노하우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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