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10억달러 규모 전망속 외국계기업 주도권 경쟁 치열
메모리 중심 한국만 소극적 … 삼성 AP 본격 진출 기대
메모리 중심 한국만 소극적 … 삼성 AP 본격 진출 기대
자동차 반도체 시장이 갈수록 활기를 더하고 있다. 주요 외국계 반도체 업체들은 신제품 출시는 물론 인수합병(M&A)를 통한 덩치 키우기에 나서는 등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펼치고 있다.
반면 메모리반도체 중심인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요지부동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최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 자동차 시장 진출 가능성을 암시한 바 있어 앞으로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반도체 시장은 전력 컨트롤러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중심으로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세계 반도체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을 10.8%로 예상했고, 마찬가지로 IHS 역시 올해 자동차 반도체 시장이 전년보다 7.5% 늘어난 3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이 가운데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와 배터리 관리 시스템의 성장세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IHS는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반도체 시장이 2013년 1억2800만달러에서 5년 뒤인 2018년에는 5억800만달러로 약 4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배터리관리시스템 등도 지난해 24% 성장한 데 이어 올해 22%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IHS 관계자는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 시장 매출이 전체 자동차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8%에서 2018년 30%대로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에서 전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자동차 가격의 30%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체들은 자동차 반도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시장점유율 6위인 네덜란드 업체 NXP의 경우 4위인 미국 기업 프리스케일을 인수해 업계 1위인 인피니언(독일)과 2위인 르네사스(일본) 수준으로 덩치를 키웠다. 업계 5위인 텍사스인스투르먼트의 경우 전체 매출의 13% 이상을 자동차 부문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자동차 반도체에서 딱히 내세울 만한 업체가 없다. 세계 메모리반도체 2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자동차용으로 특화된 반도체 사업과 관련해서는 내세울 만한 실적이 없다. 그나마 자동차용 반도체 전문 제조업체를 꼽자면 최근 동부하이텍 인수를 추진했다 포기한 아이에이(IA) 정도인데, 이 업체의 연 매출은 611억원(지난해 기준)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다.
다만 최근 삼성전자가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업계에서는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에 탑재한 엑시노스7 옥타(7420) 홈페이지에서 자동차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의 활용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중심의 시장 구조로 인해 현재 국내에 자동차용 시스템반도체 제조 인력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다만 세계 5위의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차와 세계 최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정부와 업계가 함께 적극적인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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