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안정성 향상 → 가동률 상승 '선순환'
순익 1조5000억… 부채감축 목표 초과달성
순익 1조5000억… 부채감축 목표 초과달성
원전 부품 비리로 무너진 신뢰에 적자·부채 문제까지 겹쳤던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해 1조5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고 부채감축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당기순이익 1조5000억원은 국내 최대 금융기관인 KB금융그룹의 2014년 당기순이익(1조4007억원)보다 약 1000억원이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부채도 감축 목표치(1조1690억원)보다 148% 많은 1조7329억원을 털어냈다.
이러한 실적이 가능했던 것은 원전 운영의 안정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2012년 9건, 2013년 6건이던 원전 고장 정지 건수가 지난해 5건으로 줄었고 덕분에 2013년 75.5%였던 원전 가동률은 2014년 85%로 약 10%포인트 높아졌다. 이에 따라 전력 판매량이 증가해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것. 이러한 성과는 2013년 9월 조석 사장(사진)이 취임식에서부터 말한 조직 혁신·인사 혁신·문화 개혁의 효과가 실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원전 시험성적서 위조 사태로 시끄러웠던 2013년 9월 한수원 7대 사장으로 취임한 조 사장은 지난해 1월 1급 이상 간부의 50% 이상을 교체하는 인적 쇄신을 시작으로 강한 개혁 정책을 추진했다.
원전 관련 해킹 사고 대응력을 강화하고 IT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정보시스템실장에 첫 외부인으로 삼성그룹 출신 보안전문가인 김갑용 실장을 영입하고 정보시스템 전문가 25명을 채용한 것도 이러한 쇄신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이는 원전 비리를 원천 차단해 땅에 떨어진 국민 신뢰도를 높이는 게 급선무였던 당시 조석 사장이 내린 결단이다.
인적 쇄신에 이어 조 사장은 한수원의 자체감사 기능을 강화했다. 내부 자정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2팀 20명이던 감사팀 조직을 기동감찰팀 등 5팀 52명으로 확충한 것. 특히 조 사장은 검·경찰 출신의 감사인력을 영입해 감사조직을 전문화했다. 또 내부고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외국에 서버를 둔 '레드휘슬 제도(내부고발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구매제도의 투명성도 높였다. 일정금액 이상 수의계약 시에는 '심의위원회'를 거쳐 입찰공고 전 20일 이상 인터넷에 사전 공개해 이의제기를 받도록 했다. 구매규격서에 특정 업체의 고유 규격이 적용됐는지를 구매 전문 부서가 사전검증하는 절차를 도입해 계약 투명성을 강화한 것이다. 그 결과 2013년 34%에 달했던 수의계약 비율은 지난해 25.4%대로 낮아졌다.
무엇보다 조 사장은 발로 뛰는 현장경영으로 혁신 의지를 보여줬다. 조 사장은 '모든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는 경영방침으로 약 1만명에 달하는 전 직원을 만나기 위해 최소 월 3회 이상 발전소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또 SNS와 이메일을 활용해 직원들과 현안을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직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조 사장의 현장 중심 경영이 원전 비리 사태로 위축되고 경직됐던 조직문화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게 내부 평가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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