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비트 코어 3~4년간 준비… 애플·퀄컴과 정면승부 나서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코어를 직접 개발해 출시한다. 애플의 '사이클론(Cyclone)', 퀄컴의 '카이로(Kyro)'에 대항할 삼성 최초의 독자 설계 코어(커스텀 코어)다.
6일 삼성전자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오는 2016년을 목표로 지난 3~4년간 자체 설계 64비트 코어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삼성전자의 AP 시리즈인 엑시노스는 영국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인 ARM의 코어 디자인을 큰 변경 없이 사용한 제품이다.
외신을 통해 몽구스(Mongoose)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삼성전자는 이렇다 할 언급을 피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자체 코어 개발은 규모가 매우 큰 사안이며 몽구스라는 프로젝트는 일부에 불과할 것"이라며 "실질적인 코어 명칭은 몽구스가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에 유통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대부분 ARM의 표준 CPU 코어를 사용한다. 애플이 자랑하는 A시리즈도 기본적으로는 ARM의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다만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에 최적화한 모바일 프로세서를 만들기 위해 ARM의 코어 설계를 일부 수정한 '사이클론' 코어를 개발해 생산한다.
세계 모바일 칩셋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시리즈도 ARM 기반이지만 애플과 마찬가지로 크레이트(Krait)라는 자체 코어를 개발해 각 제품군에 최적화된 AP를 생산해왔다. 다만 64비트 시스템을 지원하는 최신 제품 스냅드래곤810부터는 크레이트 도입에 실패하고 ARM의 표준 코어 설계 그대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퀄컴은 차기 제품인 '스냅드래곤820'부터는 '카이로'라는 이름의 새로운 코어를 개발해 적용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 같은 자체 코어 개발 프로젝트가 모바일 프로세서 제조업체로서 차별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했다. 최근 들어 삼성 외에도 ARM의 AP 설계를 구입해 직접 AP를 생산하는 제조업체가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뉴클런', 화웨이는 '기린', 미디어텍은 '헬리오' 등을 발표한 바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제품에 최적화된 코어 설계를 위해 애플은 이미 오래전부터 수조원 대의 투자를 감행해 왔다"며 "삼성전자가 코어의 자체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발열, 전력 효율성 등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황민규기자 hmg8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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