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한글화에 성공... SW업데이트·백업으로 웹서버 보안강화 필요
#. 직장인 A씨는 자신의 PC 안에 저장해 놓은 1분기 영업현황 폴더를 열었다가 황당한 상황을 겪었다. 이 폴더는 암호화 됐으니 폴더 안의 자료를 보고 싶다면 '돈'을 내라는 협박 메시지가 떴기 때문이다. 회사 주요 자료 뿐만 아니라 A씨 아들의 신생아때부터 백일, 돌까지 틈틈이 찍어놓은 각종 사진과 동영상 파일도 모조리 암호화 됐다. 회사 기밀과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을 '인질'로 잡힌 A씨는 9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해커에게 송금했지만, '암호키'라며 해커가 보내준 문자는 쓸모없는 단어조합에 불과했고 A씨의 파일은 끝내 복구할 수 없었다.
컴퓨터 악성코드가 사이버테러, 금융사기에 이어 공갈·협박·위계 등에 의한 금전갈취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악성코드에 대한 인식이 현저히 부족하고 정부 대응도 미진해 사회적으로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국인터넷진흥원과 보안 전문가 등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는 이용자 PC가 감염됐을 경우 데이터 접근을 차단하는 암호를 걸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도록 '인질'로 삼은 후 금전을 요구하는 '크립토락커 랜섬웨어' 악성코드가 대거 유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 등이 해킹을 당해 악성코드 유포지로 전락하는 피해를 입었다.
특히 이번에 유포된 랜섬웨어는 거의 완벽한 수준의 한글화가 이뤄졌다. 그간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던 랜섬웨어가 국내에도 본격 상륙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임진수 인터넷진흥원 코드분석팀장은 "해당 사이트에서 유포된 악성코드를 긴급 수집해 분석한 결과, 해당 악성코드는 감염된 PC의 시스템 파일을 제외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계열 및 한글 문서 파일, 압축 파일, 동영상·사진 등을 무단으로 암호화한 후 해독해 주는 조건으로 96시간 내에 돈을 지불하도록 유도했다"며 "공격자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익명 네트워크인 토르(Tor)를 사용하고 비트코인으로 돈을 내라고 하는 등 치밀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악성코드를 이용자가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 뚜렷이 없다는 점이다. 비단 랜섬웨어 악성코드 뿐만 아니라 최근 유포되는 대부분의 악성코드나 사이버 공격이 이번 공격과 유사하다. 바로 시스템의 '취약점'을 파고 들기 때문이다.
취약점이란 소프트웨어나 시스템 프로그램의 알려지지 않은 오류, 즉 약점이다. 해커는 시스템이나 프로그램의 취약점을 끊임없이 찾아 이 부분을 통해 사이버 공격을 한다.
이런 취약점은 기존 백신이나 보안 프로그램으로 미리 찾아내기가 쉽지 않으며, 취약점을 악용한 공격이 발생한 후 '사후 대처'를 하는 것이 고작이다.
해당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가 취약점을 보완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배포하면 이용자가 이를 일일이 내려받아 새로 설치해야 하는데, 때로는 해커가 이같은 보안 업그레이드를 가장해 악성 프로그램을 유포하기도 한다.
이번 랜섬웨어 악성코드 역시 감염 사례가 발견된 즉시 인터넷진흥원이 안랩, 이스트소프트, 하우리, 트랜드마이크로 등 국내외 백신 업체와 공조해 악성코드 샘플을 공유하고 유포지와 경유지를 차단하는 등 긴급 조치를 취했지만, 이 역시 사후 조치에 불과하다. 이미 감염된 사람은 암호를 풀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며 해커의 협박대로 금전을 빼앗기거나 중요 자료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더구나 긴급 조치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 했다 하더라도 변종 랜섬웨어와 악성코드 유포지가 추가로 발생할 우려가 있어 이용자는 안심할 수 없다. 이용자가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곤 소프트웨어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 하고 중요한 문서를 백업해 두는 방법 밖에 없다. 이마저도 최신 업데이트를 우회하는 또 다른 취약점이 나타날 경우 무력화 된다.
컴퓨터 취약점을 사전에 탐지해 예방하고 사이버 공격을 미리 차단하는 '취약점 탐지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긴 하지만 아직 대중화되지는 않았다. 결국 개인 보안을 강화하기 이전에 커뮤니티 등 인터넷사이트 운영자가 보안 투자를 강화해 접속자를 보호하는 것이 최선이다. 임 팀장은 "웹사이트 관리자의 경우 웹사이트 방문자 PC가 복구 불가능한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웹 서버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컴퓨터 악성코드가 사이버테러, 금융사기에 이어 공갈·협박·위계 등에 의한 금전갈취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악성코드에 대한 인식이 현저히 부족하고 정부 대응도 미진해 사회적으로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국인터넷진흥원과 보안 전문가 등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는 이용자 PC가 감염됐을 경우 데이터 접근을 차단하는 암호를 걸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도록 '인질'로 삼은 후 금전을 요구하는 '크립토락커 랜섬웨어' 악성코드가 대거 유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 등이 해킹을 당해 악성코드 유포지로 전락하는 피해를 입었다.
특히 이번에 유포된 랜섬웨어는 거의 완벽한 수준의 한글화가 이뤄졌다. 그간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나타나던 랜섬웨어가 국내에도 본격 상륙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임진수 인터넷진흥원 코드분석팀장은 "해당 사이트에서 유포된 악성코드를 긴급 수집해 분석한 결과, 해당 악성코드는 감염된 PC의 시스템 파일을 제외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계열 및 한글 문서 파일, 압축 파일, 동영상·사진 등을 무단으로 암호화한 후 해독해 주는 조건으로 96시간 내에 돈을 지불하도록 유도했다"며 "공격자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익명 네트워크인 토르(Tor)를 사용하고 비트코인으로 돈을 내라고 하는 등 치밀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악성코드를 이용자가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 뚜렷이 없다는 점이다. 비단 랜섬웨어 악성코드 뿐만 아니라 최근 유포되는 대부분의 악성코드나 사이버 공격이 이번 공격과 유사하다. 바로 시스템의 '취약점'을 파고 들기 때문이다.
취약점이란 소프트웨어나 시스템 프로그램의 알려지지 않은 오류, 즉 약점이다. 해커는 시스템이나 프로그램의 취약점을 끊임없이 찾아 이 부분을 통해 사이버 공격을 한다.
이런 취약점은 기존 백신이나 보안 프로그램으로 미리 찾아내기가 쉽지 않으며, 취약점을 악용한 공격이 발생한 후 '사후 대처'를 하는 것이 고작이다.
해당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가 취약점을 보완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배포하면 이용자가 이를 일일이 내려받아 새로 설치해야 하는데, 때로는 해커가 이같은 보안 업그레이드를 가장해 악성 프로그램을 유포하기도 한다.
이번 랜섬웨어 악성코드 역시 감염 사례가 발견된 즉시 인터넷진흥원이 안랩, 이스트소프트, 하우리, 트랜드마이크로 등 국내외 백신 업체와 공조해 악성코드 샘플을 공유하고 유포지와 경유지를 차단하는 등 긴급 조치를 취했지만, 이 역시 사후 조치에 불과하다. 이미 감염된 사람은 암호를 풀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며 해커의 협박대로 금전을 빼앗기거나 중요 자료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더구나 긴급 조치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 했다 하더라도 변종 랜섬웨어와 악성코드 유포지가 추가로 발생할 우려가 있어 이용자는 안심할 수 없다. 이용자가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곤 소프트웨어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 하고 중요한 문서를 백업해 두는 방법 밖에 없다. 이마저도 최신 업데이트를 우회하는 또 다른 취약점이 나타날 경우 무력화 된다.
컴퓨터 취약점을 사전에 탐지해 예방하고 사이버 공격을 미리 차단하는 '취약점 탐지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긴 하지만 아직 대중화되지는 않았다. 결국 개인 보안을 강화하기 이전에 커뮤니티 등 인터넷사이트 운영자가 보안 투자를 강화해 접속자를 보호하는 것이 최선이다. 임 팀장은 "웹사이트 관리자의 경우 웹사이트 방문자 PC가 복구 불가능한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웹 서버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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