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청소기 시장 성장 주춤 … 무선, 전년비 10% ↑
배터리·모터 등 강점… 유럽 강세 시장서 '선전중'
배터리·모터 등 강점… 유럽 강세 시장서 '선전중'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국내 청소기 시장에 무선 바람이 불고 있다. 배터리와 모터 등에 강점이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에는 세계 시장에서 외국 브랜드와 경쟁할 좋은 기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은 지난해보다 10%가량 늘어난 약 40만대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전체 청소기 시장이 250만대 수준에서 최근 성장세가 멈춘 반면, 스틱 타입의 무선청소기는 계속 성장해 전체 청소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 수준으로 높아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세먼지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외부 미세먼지 차단뿐 아니라 실내오염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실내 곳곳에 자리 잡은 먼지를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무선청소기들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다이슨과 일렉트로룩스 등 유럽 브랜드가 강세였던 프리미엄 스틱형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국내 가전업체들이 선전하고 있다. 국내 청소기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양분하고 있지만, 프리미엄과 무선 시장에서는 유럽 브랜드가 우위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LG전자가 출시한 '코드제로 핸디스틱' 청소기는 3개월 만에 누적 판매 1만대를 돌파했고 올해에는 월 1만대 이상 판매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진공청소기, 핸디형청소기, 침청소기, 로봇청소기 등 전 제품군에 무선 모델을 추가한다. 상반기 중에는 프랑스와 독일 등 16개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 측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코드제로 무선청소기 전체 매출은 LG전자 국내 청소기 매출액의 40%대를 차지했다"며 "특히 지난 3월에는 코드제로가 청소기 전체 매출액의 절반을 넘어서 LG전자 청소기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역시 기존 모션싱크 청소기보다 크기와 무게를 3분의 1로 줄인 '모션싱크 콤팩트' 2종과 고성능 배터리를 장착해 전원선을 없앤 '모션싱크 코드리스' 1종 등 신제품 3종을 선보이고 무선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또 무선청소기 제품군 중 하나인 로봇청소기에 타이젠 운영체제(OS)를 적용하고 스마트폰으로 원격 조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혁신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양사 무선 청소기의 장점은 세계 1~2위 수준인 계열사 삼성SDI와 LG화학의 배터리 경쟁력에 있다.
LG전자는 500회 충·방전 후에도 80% 성능을 유지하는 LG화학의 리튬이온2차전지 배터리를 무선진공청소기 '코드제로 싸이킹'에 적용했다. 삼성전자 역시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지원한다. 삼성SDI 관계자는 "로봇은 중출력 고용량, 핸드스틱은 고출력 고용량 등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수요를 맞춤형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최근 무선청소기 수요 증가하면서 비싼 배터리 가격과 짧은 수명에 대한 소비자들의 민원이 이어지는 만큼, 삼성과 LG의 배터리 경쟁력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청소기 시장점유율 1위인 다이슨이 최근 전고체 배터리 업체 '삭티3'에 1500만달러(한화 약 169억원)를 투자한 것 역시 무선 청소기 시장에서 배터리 경쟁력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세계 청소기 시장은 140억달러(약 15조원) 수준으로, 다이슨이 20%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렉트로눅스와 필립스,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한 자릿수의 점유율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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