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광장] `카드지갑` 종말이 시사하는 것](http://contents.dt.co.kr/images/201504/2015042902102351103001[1].jpg "[DT광장] `카드지갑` 종말이 시사하는 것")
오프라인 매장에서 할 수 있는 일반적인 마케팅 수단 중 하나로 '멤버십 서비스'가 있다. '10개의 도장을 받으면 커피 한 잔이 무료'라는 종이쿠폰부터 회원제로 운영되는 플라스틱 적립카드까지, 매장들의 단골고객 만들기 노력은 오래 전부터 계속되고 있다.
한때는 화폐 외에 이러한 쿠폰, 카드만 소지할 수 있는 반지갑형 카드지갑이 인기를 끌었다. 가죽으로 만든 명품 브랜드 지갑,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지갑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출시되기도 했다. 각종 쿠폰들로 가득한 카드지갑을 보면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은 매장을 방문하고 있는지 가늠할 정도였다. 그러나 어느새 통통했던 카드지갑은 일상에서 종적을 감췄다. 우리가 '불편함'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왜, 언제부터 매일 쓰지도 않는 무거운 카드뭉치가 내 가방을 쓸데없이 차지함을 깨달은 걸까. 우리 사회에 기존보다 효율적인 것이 나타난다면 그 대체 수단은 대세가 되기 마련이다. 그 순간 기존 제품은 추억의 전유물로 잊혀진다. 2010년 스마트폰의 보급화 이후 바코드, QR코드 형태 등으로 매장 멤버십을 활용하는 앱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멤버십 앱의 등장은 종이쿠폰과 플라스틱 적립카드의 시장독점체제를 긴장하게 만들었고, 소비자는 신기하면서도 간편한 대체재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점차 '신속성'과 '간편함'이 소비 및 결제행태의 으뜸 요소로 형성됐다.
이러한 소비자 심리변화는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혹은 기업의 제품 판매전략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매장 카운터 앞에서 스마트폰 앱을 찾는 시간과 수고마저 덜어주려는 멤버십 서비스까지 등장하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스포카의 '도도포인트' 서비스는 태블릿에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포인트가 적립되어, 종이쿠폰과 멤버십 앱의 또다른 대체재가 됐다. 어쩌면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스마트폰 앱은 곧 새로운 경쟁주자에게 뒤쳐질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물론 진화하는 디지털 서비스가 아날로그의 무조건적인 우위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종이책과 전자책 시장의 상생 문화처럼, 여전히 종이쿠폰 모으기가 취미인 소비자와 가게 벽면을 종이쿠폰으로 인테리어하는 매장 사장님을 외면할 이유가 없다. 단지 멤버십 종류의 다양화는 매장이 단골고객을 모으기 위한 마케팅 방식을 선택하는 폭을 넓힌 데 의의가 있는 것이다. 결국 각 매장 경영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선택, 운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편, 올해 3월 말부터 보안 프로그램 '액티브X'가 종료되면서 멤버십뿐 아니라 결제방식에서도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신속하고 간편한' 결제를 원하는 소비자 심리에 IT기술을 더해 각종 비슷하면서도 다양한 페이 시스템들이 출시되는 추세다. 나아가 지문이나 홍채 인식 결제와 같은 신기술 시스템까지 도입되어 별도의 비밀번호 인증조차 필요 없는 결제방식이 대중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본래 비밀번호 및 본인인증 절차라 하면 보안 그 자체와 직결되는 요소이기 때문에, 불편하지만 반드시 소비 및 결제 과정에서 거쳐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사람들은 잠깐의 편리함보다 개인정보유출 등 '보안'에 가장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편 멤버십, 결제 시스템에서도 신개념 보안 방식을 결합해 소비자의 불안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이제는 멤버십 포인트를 포함한 모든 화폐와 결제 수단이 무형화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결국 오프라인 매장이 운영과 마케팅 전략을 세우기에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매장에서 신규 고객을 유입하는 데 투자하는 마케팅 비용이 기존 고객의 재방문을 위한 비용보다 5배 높다고 한다. 사람들의 소비심리 나아가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 충성도를 올리는 길이다. 요즘 유행하는 얇은 목걸이형 카드지갑도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유행은 대중의 생각과 움직임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최재승 스포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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