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6' 허점 잇따라
RDE 방식선 대부분 불합격…완성차업계, 도입 연기 요청
RDE 방식선 대부분 불합격…완성차업계, 도입 연기 요청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독일 환경보호평가연구소(LUBW)가 BMW 302d(촉매변환장치), 마쯔다6(인-실린더 연소장치), 폴크스바겐 CC(요소촉매저감장치) 등 세 개 차량에 대해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측정한 결과, 세 차량 모두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유로6 기준대로라면 질소산화물은 80㎎/㎞를 넘지 않아야 합격이다. 하지만 LUBW의 시험 결과 세 차량은 각각 129.8~659.6㎎/㎞, 248.0~676.5㎎/㎞, 234~512.9㎎/㎞가 검출됐다. 유로6 기준치보다 최대 8.5배 많은 수준이다.
앞서 국제환경운송연구기구(ICCT)가 15대의 유로6 기준 통과 차량을 시험한 결과에서도 1대를 제외한 14대가 모두 기준치를 평균 7배 이상 초과했다. 일부 모델에서는 최대 24배의 질소산화물이 검출됐다.
두 기관 모두 배출가스 측정 당시 RDE(Real Driving Emissions) 방식을 채택한 것이 공통점이다. 현재 유럽에서 사용하고 있는 NEDC(New European Driving Cycle) 방식은 실내 측정이지만, RDE 방식은 이동식 배출가스 측정장치를 차에 달고 실제 도로를 달리며 배출가스를 측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RDE 방식을 통해서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유로6 기준을 통과하는 자동차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 계속 밝혀지고 있다. 이에 오는 2017년부터 적용할 예정이었던 세계연비측정표준방식(WLTP)에 대해서도 도입 시기와 측정 방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해지고 있다.
실제 완성차 업계는 최근 EU 집행위원회에 새 연비시험방법의 도입 시기를 3년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EU 집행위는 2017년 9월부터 강화한 시험방법을 도입하고자 했지만,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는 성명서에서 2020년 이후 도입을 요청한 것이다.
앞서 UN 유럽경제위원회 산하 자동차법규표준화기구는 총 33개 국가가 참여하는 WLTP의 방향에 합의했다. 오는 2017년 9월부터 공식적으로 유럽의 기존 측정법(NEDC)을 대체한다는 내용의 1차 개정안을 지난 3월 내놨다. 특히 우리나라는 새로운 국제표준 마련에 적극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져, 큰 이변이 없는 한 해당 표준방식을 도입 시기에 맞춰 적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유로6 기준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내는 시험 결과가 나오고, 완성차 업계 역시 새로운 배출가스 측정법을 당장 맞출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침에 따라 국제 표준 신연비측정법 도입은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럽 정부 및 환경기구와 완성차 업계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어 신연비측정법 도입을 확신할 수 없다"면서 "완성차 업계의 로비와 설득이 끈질긴 상황인 데다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디젤 차량의 인기가 여전해 결국은 제조사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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