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효율 높아 낸드 시장 구세주로 급부상
속도 · 안정성 단점 극복… 소비자용 SSD · 아이폰6에 적용
2분기 점유율 50% 돌파… 글로벌 반도체기업들 생산 경쟁
속도 · 안정성 단점 극복… 소비자용 SSD · 아이폰6에 적용
2분기 점유율 50% 돌파… 글로벌 반도체기업들 생산 경쟁
![[알아봅시다] 플래시 메모리의 대세 `트리플레벨셀(TLC)`](http://contents.dt.co.kr/images/201505/2015052002101832794001[1].jpg "[알아봅시다] 플래시 메모리의 대세 `트리플레벨셀(TLC)`")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승패를 판가름하는 것은 바로 생산성입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공룡 기업들이 미세공정 기술력 확보에 아낌없이 돈을 쏟아붓는 것도 공정을 미세화할수록 생산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메모리 시장의 쌍두마차인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시간이 갈수록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영업이익률이 30%대의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생산성입니다.
만약 메모리 반도체의 미세공정이 사실상 한계 수준에 도달한다면 반도체 기업들은 어떤 방식으로 생산성을 더 강화하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까요? 10나노 중반급 공정 이후 더 이상 공정 미세화가 어려워진 낸드플래시 업계에 불고 있는 트리플레벨셀(TLC) 바람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낸드플래시는 저장 방식에 따라 싱글레벨셀(SLC)와 멀티레벨셀(MLC), 트리플레벨셀(TLC)로 나뉩니다. 데이터 저장의 최소단위인 셀(cell)에 몇 비트(bit)를 저장할 수 있느냐에 따라 명칭이 각각 다릅니다. SLC(싱글레벨셀)는 1비트(0,1)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MLC는 2비트(00,01,10,11), TLC는 3비트(000,001,010,011,100,101,110,111)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TLC는 MLC나 SLC보다 저장 효율이 2∼3배 뛰어나 더 작은 제품에도 높은 용량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생산성이 그만큼 더 높아집니다. 다만 속도와 안정성이 SLC, MLC보다 떨어진다는 단점 때문에 고성능, 고신뢰성을 요구하는 제품보다는 SD카드나 USB 등에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게임의 법칙'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서버용 낸드나 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 TLC를 도입한 겁니다. 삼성전자는 오랜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개발한 컨트롤러 기술로 TLC 방식으로 MLC급의 속도와 안정성을 구현할 수 있는 낸드를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소비자는 고성능 제품에 TLC 방식이 도입되는 것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고 실제 일부 제품에서는 수명이나 속도 저하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TLC가 한계에 봉착한 낸드 시장의 유일한 돌파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또 TLC 낸드에 3차원(3D) 구조를 적용하면 약점으로 지목된 수명 문제를 획기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체 낸드 시장에서 MLC 비중이 58∼66%로 압도적이었고 TLC는 32∼41%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사실상 TLC가 전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면서 '대세'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팔짱을 낀 채 삼성전자의 TLC 낸드를 지켜보던 다른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도 올 들어 일제히 TLC 낸드 생산을 공표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TLC 낸드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며 인텔과 마이크론도 기술 협력을 통해 3D TLC 낸드를 양산할 예정입니다.
TLC 낸드의 적용 영역도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서버, 소비자용 등 대부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 TLC 낸드를 탑재하는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미 자사 스마트폰에 TLC 낸드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애플 역시 아이폰6에 최초로 TLC 방식의 낸드를 탑재했습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이 콜드스토리지(Cold Storage) 데이터센터에 TLC 낸드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위주로 형성된 데이터센터 시장에도 TLC 낸드가 적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아직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습니다.
우선 일부 소비자용 SSD 제품 등에서 불거진 안정성 논란을 확실히 불식시켜야 합니다. 삼성전자는 840 EVO 모델에서 6개월 이상 된 데이터의 처리 속도가 급격히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민원이 이어지면서 긴급히 소프트웨어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 바 있습니다. 애플의 아이폰6 역시 도시바가 생산한 TLC 낸드의 속도저하 논란이 불거지면서 TLC 기술 자체의 품질 논란으로까지 확산된 바 있습니다.
황민규기자 hmg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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