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에 악성코드 심어 OTP 비번 빼내… 파밍-보이스피싱 결합수법 요주의
해킹을 통해 공인인증서 3만7175건을 탈취, 미국 소재 서버로 빼돌리고 가짜 은행사이트 사기(파밍)를 통해 2억여원의 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공인인증서를 빼앗긴 3만7175명중 198명은 파밍으로 계좌 비밀번호, 보안카드 번호 등 금융 정보가 모조리 유출됐고 12명은 2억원의 금전 손실을 입었으며 그중 한명은 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OTP) 비밀번호마저 보이스피싱을 통해 털렸다.
25일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사이버범죄대응과는 조선족과 내국인으로 구성된 해킹 사기단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3월 공인인증서 총 3만7175건을 탈취하고 파밍사기를 통해 2억여원의 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해커 일당은 보안이 취약한 이용자의 PC에 악성코드를 감염시켜 PC에 저장돼 있는 공인인증서를 미국 소재 서버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빼돌렸다. 이후 악성코드에 감염된 PC를 가짜 은행사이트로 유도해 보안카드 번호 등 금융번호를 추가로 입력하도록 조작하는 방법으로 총 198명의 금융정보를 수집한 후 대포통장 계좌로 돈을 이체하는 방식으로 2억원 상당을 편취했다.
경찰은 범행 시작 시점에 중국에서 국내로 입국해 피해자 12여명으로부터 대포통장으로 이체된 2억 상당을 인출, 중국으로 송금한 혐의로 조선족 인출 총책 A씨를(28세) 구속하고 같은 인출책인 공범 B씨(강원도, 32세)를 불구속했다. 이어 해커 역할을 담당한 중국 거주 조선족 C씨(26세)의 인적사항을 특정해 중국 당국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구속된 피의자 A씨는 인출시 편의를 위해 범행수익금으로 최근 고급 중형승용차를 중고·구매한 후, 악성프로그램에 감염된 피해자들 상대로 대포통장(136개) 등을 이용해 범행을 지속하려고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이번 사건은 보안이 취약한 PC 이용자가 범행 대상이 됐다. 이용자가 운영체제나 인터넷 브라우저 관련 프로그램의 보안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 경우, 피의자가 미리 해킹한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만으로도 악성코드에 감염이 되는 방식이다. 해커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익스플로러(IE), 자바(JAVA), 플래시 플레이어(SWF)의 취약점을 악용했다.
유출된 정보는 이름,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계좌비밀번호, 사용자 아이디·비밀번호, 휴대폰번호, 이체비밀번호, 보안카드 일련번호·정보, 인증서 비밀번호, OTP 카드번호, 일회용비밀번호 등이다. 정석화 경찰청 사이버범죄대응과 경정은 "해커들이 해킹 등 사이버 공격과 사회공학적 수법을 동원한 보이스피싱으로 OTP 비밀번호까지 탈취하면서 이용자들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용자들은 평소 PC의 보안 프로그램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 해 보안 수준을 유지하고 의심스러운 전화 등의 금융사기에 대한 분별력을 키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찰청은 금융결제원, 금융보안원,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유관기관과 긴밀한 정보공유로 중국내 금융사기 조직에 대한 수사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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