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중국 스프레드트럼 14나노 모바일 AP 생산 … 삼성·미디어텍 등 긴장
28일 주요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연내 중국의 스프레드트럼으로부터 14나노 핀펫 파운드리(위탁생산)을 맡을 예정이다. 스프레드트럼은 내년부터 출시할 저사양, 고사양 모바일 프로세서의 대부분을 TSMC, 삼성전자 대신 인텔을 통해 생산할 계획이다.
스프레드트럼이 인텔의 파운드리를 사용한다는 건 기존 ARM을 적용한 프로세서뿐만 아니라 인텔의 x86 설계를 채택한 칩도 만들겠다는 의미다. 현재 모바일 프로세서를 생산하는 90% 이상의 기업은 영국의 ARM 설계를 사용하고 있고, 인텔의 x86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칩은 사실상 인텔 외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인텔과 스프레드트럼의 파트너십은 지난해부터 예견된 일이다. 지난해 인텔은 칭화유니그룹에 15억달러를 투자해 자회사인 스프레드트럼과 RDA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지분을 20% 확보했다.
하지만 인텔과 칭화유니그룹의 투자 합의서에 반드시 인텔 파운드리를 사용해야 한다는 의무 조건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인텔 입장에서는 ARM 일색인 모바일 시장에서 자사 x86 기반 칩의 점유율을 늘려야 하는 입장이고, 스프레드트럼은 대만의 미디어텍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인텔의 공정 기술력이 필요하다.
두 회사의 파트너십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반도체 시장 모든 영역에 걸쳐 지각변동의 가능성이 있다. 스프레드트럼의 사업영역이 기존 저가형 프로세서에서 고급형으로 다각화하고, 여기에 인텔의 강력한 지원이 더해질 경우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 1위 퀄컴의 지배력과 대만의 미디어텍의 성장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TSMC와 삼성전자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28나노 파운드리 시대를 풍미한 TSMC는 14나노 시대에 접어들며 삼성전자에 다음 세대 주도권을 내주는 모양새지만 미세공정 기술력에서 앞선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에 경쟁자로 등장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물론 현재는 시장에서 생산하는 모바일 프로세서의 대부분이 ARM 계열이기 때문에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부터 인텔은 x86 칩을 통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호환성을 강화하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x86 기반 칩이 안드로이드를 원활하게 지원하지 못했던 건 전적으로 인텔의 의지 문제"라며 "인텔이 안드로이드 지원에 나선다면 구조적으로 불가능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황민규기자 hmg8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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