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억달러에 인수 예고 … 자동차·통신장비·파운드리 등 영향력 확대 '주목'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다수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약 170억달러에 알테라를 인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외신 및 업계에서는 한국시간으로 2일경 공식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수 가격은 주당 54달러로 지난 3월에 알려진 가격보다 56%가량 높은 수준이다.
인텔이 170억달러라는 거금을 쏟아부으며 알테라를 인수하려는 목적은 이 업체가 '프로그래머블 반도체' 부문에서 쌓아온 오랜 노하우와 기술력 때문이다. 30년이 넘는 역사의 알테라는 FPGA(프로그램이 가능한 비메모리 반도체), 임베디드 프로세서 등 주문형 반도체를 주로 생산하는 기업으로 차량용 반도체, 통신장비 등이 주력이다.
인텔이 만드는 반도체 칩은 대부분 '범용' 제품으로, 주로 PC나 서버 등에 탑재하는 반면 알테라 칩은 고성능, 저전력 부분에서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지만 다양한 형태로 변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인텔 입장에서는 PC와 서버, 모바일 부문에 한정한 비즈니스 영역을 크게 넓힐 수 있다.
실제 반도체 부문에서 오토모티브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전년보다 10% 성장한 290억달러 규모로, 올해는 7.5% 성장한 310억달러, 내년부터는 연평균 20~30%대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인텔의 새로운 사업 중 하나인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알테라는 지난 20년간 대만의 TSMC와 협력 관계를 유지했고 최근에는 인텔의 파운드리 시설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합병이 성사할 경우 인텔 입장에서는 유휴 장비 등을 활용해 알테라의 칩을 위탁 생산해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인텔이 알테라 인수를 완료할 경우 현재 삼성전자와 TSMC가 주도하고 있는 14나노 핀펫 공정 경쟁에서도 한발 앞서 나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13년부터 14나노 트라이게이트(Tri-Gate) 트랜지스터 기술과 관련한 파트너십을 맺어온 인텔과 알테라는 14나노 공정을 적용한 통신용, 클라우드용 하이엔드 칩 생산을 함께 준비해왔다.
국내 대형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인텔의 14나노 트라이게이트 생산공정은 알테라의 FPGA 기술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배경을 제공할 것"이라며 "업계 판도를 바꿀만한 인수합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알테라의 차량용 반도체 사업 경력이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인텔 입장에서는 차량용 시장에서도 단번에 주요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민규기자 hmg8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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