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계 차세대 기술투자 적극 나서야
삼성, 최근 5년간 2건 그쳐
메모리 중심 사업구조 한계
삼성, 최근 5년간 2건 그쳐
메모리 중심 사업구조 한계
8일 업계와 삼성전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인텔, 퀄컴, 아바고는 물론 중국 팹리스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관련 인수합병(M&A)이 이 기간 2건에 불과했다. 2012년 이후로는 단 한 건의 M&A도 한 바 없다.
2012년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회사인 영국 CSR(Cambridge Silicon Radio)의 모바일 사업부문을 3억달러(한화 3300억원)에 인수했고, 같은 해 6월에는 스웨덴의 저전력 무선랜 칩 설계업체인 나노라디오를 인수했다. 인수가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나노라디오의 직원수가 60여명 불과한 중소기업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형 투자가 이뤄졌을 가능성은 낮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지난 5년간 시스템반도체 업체 인수와 신기술 확보에 들인 비용은 5억달러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경우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 ARM의 라이선스를 구입해 AP를 제조하지만, 삼성의 일부 스마트폰 모델에만 탑재하고 모뎀칩 역시 소수 고급형 모델만을 생산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반면 인텔, 퀄컴, 아바고 등은 미래 성장동력을 위해 적극적인 M&A에 나서고 있다. 인텔은 최근 5년간 수십개의 기업과 M&A를 성사한 데 이어 최근에는 FPGA 기업인 알테라를 167억달러(18조500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반도체 전문기업 아바고테크놀로지는 지난달 브로드컴을 370억달러(41조원)에 인수하며 반도체 역사상 최대 '빅딜'을 기록했다. 대만의 미디어텍, 중국의 스프레드트럼 등 팹리스 기업들도 지난해부터 수조원대의 투자를 통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프로세서 부문에서 넘어야 할 최대의 경쟁자인 퀄컴도 지난 5년간 다수 M&A를 진행했다. 영국의 CSR을 25억달러에 인수했고 앞서 아테로스, 윌로시티 등 크고 작은 기업과 M&A를 성사시켰다. 특히 무선랜용 칩셋 시장의 강자인 아테로스와 빅딜을 성사시킨 이후 무선 LAN, 이더넷 분야 기술력을 강화하고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모바일 부문 이외에 이렇다 할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용 칩을 개발하고 있지만 정작 대형 투자가 필요한 설계 기술 확보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반도체협회의 한 관계자는 "메모리 시장과 파운드리 부문의 호황은 일시적 현상"이라며 "중국의 부상과 함께 빠른 속도로 침체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민규기자 hmg8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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