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추경 편성 필요성" 제기
기준금리 인하 배경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것은 가계부채와 수출부진으로 큰 부진에 빠져있는 한국경제가 메르스라는 복병까지 만나며 회복의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3%대로 예상됐던 올해 경제성장률은 2%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은은 수출 감소세가 확대됐고,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도 메르스 영향으로 위축되면서 앞으로 경기가 추가로 하락할 위험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11일 금통위 본회의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본다면 (경제성장률 수정전망치는) 4월 수치보다 조금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올 4월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3.1%로 낮췄다. 현재 경제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호재가 생기지 않는다면 다음 달에 한은이 발표할 올 성장률 전망치는 2%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는 "구체적인 수치는 불분명하지만, 다음 달 경제전망은 수출이 예상보다 더 부진하고 회복세를 이끌어왔던 소비가 부정적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미 국내외 경제예측기관들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3.6%에서 3%로 낮췄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보다 0.8%p 낮은 3%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전망치를 기존 3.8%에서 3%로 낮춰 잡았다. KDI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로 0.5%p 하향 조정했다.
특히 올해 경제성장률은 메르스 여파를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메르스가 8월까지 지속될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20조922억원 감소하고, 경제성장률도 1.31%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라며 "해외투자자나 우리 수출경쟁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경제계에서는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을 편성해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은은 추경의 필요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 총재는 "추경 편성 여부는 정부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추경을 비롯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활용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필요할 경우 추가로 경기를 보완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1분기 기준 1099조3000억원으로 11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도 한국경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미국이 하반기에 당장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한국도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은도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가계부채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인정하고 적극적인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당장 금융시스템 위험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총량이나 증가속도를 고려하면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영진기자 artj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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