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카메라 설치 '뜨거운 감자'
보호자 · 보육교직원 전원 동의 조건
영상정보 60일이상 보관규정만 존재
파기 규정은 없어 보완책 마련 시급
보호자 · 보육교직원 전원 동의 조건
영상정보 60일이상 보관규정만 존재
파기 규정은 없어 보완책 마련 시급
![[알아봅시다]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쟁점과 과제](http://contents.dt.co.kr/images/201506/2015061802101857793001[1].jpg "[알아봅시다]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쟁점과 과제")
지난 1월 송도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 폭행사건을 계기로 어린이집 CCTV 설치가 의무화됐습니다. 국회는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어린이집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처리했고 개정안은 오는 9월 19일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의무화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주요 쟁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어린이집 CCTV 의무화가 추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05년 대구 어린이집 원장이 자매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직후 관련법이 발의됐고 2010년 12월 인천 어린이집 원장 모녀의 상습폭행 사건 직후에도 거론됐지만 어린이집 원장들의 항의에 매번 국회 처리가 불발됐습니다.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개정안 역시 2월 임시국회에서 한차례 부결된 이후 비판 여론이 들끓자 '등 떠밀리는 식'으로 처리됐습니다.
지난해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접수돼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 중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직원에 의해 일어난 아동학대 사건은 총 272건이었습니다. 이중 신고의무자이자 어린이집 내부인인 보육직원에 의해 신고가 이뤄진 경우는 전체의 8.4%인 23건에 불과했습니다.
내부 신고율이 낮고 CCTV 녹화영상 없이는 사건 발견·판단이 어렵다는 점이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의 중요한 이유가 됐습니다.
9월 1일 개정안이 시행되면 전국의 모든 어린이집에는 CCTV가 의무적으로 설치됩니다. CCTV는 아동학대를 직접적으로 제약하기보다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 활용할 수 있는 판단자료를 확보해 사후 추적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보육교직원들은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임에도 불구하고 보육교직원이 아동학대를 신고한 경우는 전체 학대 사건의 8.4%에 그쳐 신고된 사건을 판단할 자료의 입수나 내부인의 증언 확보가 매우 어렵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부모 등 어린이집 외부인이 아동학대 의심사례를 신고했을 때 해당 사건의 관련 정황을 확인할 증거로서 영상정보의 확보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에 대한 논란의 쟁점은 보육교직원 및 영유아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보장에 관한 것입니다.
법 집행 과정에서 보육교직원의 프라이버시 및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개정안도 이 같은 우려를 감안해 촬영된 영상정보를 동법 상 정해진 목적 외에는 활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보육교직원의 영상정보 삭제요구 등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행사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보완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CCTV 설치를 넘어서서 네트워크 카메라의 설치를 허용할 것인가 하는 사안은 법률안 심의 과정에서 지속적인 쟁점이 됐습니다.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주장과 해킹 등을 통해 영상정보가 유출·남용돼 다른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개정안은 원칙적으로 CCTV 설치를 의무화하되 네트워크 카메라는 보호자 및 보육교직원 전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 설치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영상정보의 보존 기간과 파기가 또 하나의 쟁점입니다. 어린이집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고 설치된 CCTV의 영상정보를 60일 이상 보관하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개정안에는 보관 기간만 규정됐을 뿐 파기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한 보완책도 필요합니다.
이여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CCTV 설치 의무화는 해결수단이라기 보다는 사고 예방, 사후대응을 위한 보충수단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법 운영에 있어서 이제까지 제기되어 왔던 쟁점들을 충분히 고려해 역기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호승기자 yos547@
도움 = 국회입법조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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