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건조한 날에는 외출 후에 눈이 따갑거나 이물감이 느껴지면 눈을 비비거나 소금물로 씻지 말고 인공눈물을 사용해 눈을 깨끗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람의 눈에서는 외부의 오염된 물질이 들어올 때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 자동적으로 눈물을 분비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 요즈음 오염된 황사바람은 천연 눈물만 가지고는 감당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심각할 때가 종종 있다. 눈물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여러 종류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눈물을 잘 사용하면 마음 속 깊숙하게 자리 잡은 스트레스를 녹여 내보낼 수도 있고 응어리진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한 만성질환을 치료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의학적으로 울음요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눈물의 종류와 울음요법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첫째,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흐르는 기본적인 눈물이 있다. 모든 눈물은 겉으로는 똑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기본적으로 세 가지 형태의 생물학적 눈물이 있으며 그 기능은 각기 다르다. 그중에서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흐르는 눈물이 있는데 이는 각막을 촉촉하고 깨끗하게 유지시켜주는 일종의 자동 세척을 위한 눈물이다. 이는 먼지 등으로부터 각막을 보호하고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접근을 막는 항생물질까지 포함하고 있다.
눈에 영양을 공급해주고 보호해주는 기본적인 눈물은 세 가지 층위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지질층이 있다. 눈꺼풀에 있는 마이봄샘에서 지질로 이루어진 소수성(疎水性)의 액이 분비되어 각막을 덮는다. 눈물이 마른 뺨에 눈물 자국이 생기는 것은 마이봄샘에서 나온 지질 때문이다. 그 다음 수성층이 있다. 수성층은 눈물샘에서 리포칼린, 락토페린, 리소자임, 락크리틴 등의 단백질이 포함된 눈물이다. 수성층에서 나온 액이 눈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삼투압을 조절하고 감염을 막는다. 마지막으로 점액층이 있다. 결막의 배상세포(杯狀細胞)에서 점성 단백질인 무친이 분비되어 각막을 보호한다. 사람은 보통 2∼10초마다 눈을 깜박거려 눈물을 배출하며, 24시간 동안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눈물의 양은 0.75 ~ 1.1 그램 정도이다.
둘째, 외부의 자극이 있을 때 나오는 반사적인 눈물이 있다. 눈에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최루탄과 같이 눈을 자극하면 눈을 보호하기 위해 반사적인 눈물이 나온다. 양파를 깔 때도 이황화알릴과 같은 화합물이 눈동자를 자극하기 때문에 이를 씻어내거나 희석시키기 위해서 눈물이 나온다. 강한 빛이 눈에 들어올 때나 매운 음식이 입안을 자극시킬 때에도 눈물이 나온다. 삼차신경은 반사적 눈물과 깊은 관련이 있다. 삼차신경이 끊기면 반사적 눈물을 흘리지 못한다. 그러나 삼차신경이 끊겨도 정서적인 이유로 울음을 울 경우 눈물이 나온다.
셋째, 감정과 함께 나오는 정서적인 눈물이 있다. 희로애락에 따라 감정과 함께 나오는 정서적인 눈물이 있다. 슬픔 뿐만 아니라 기쁨, 분노 등의 감정도 눈물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눈을 깜박이거나 양파를 깔 때 단순히 눈을 보호하기 위하여 나오는 눈물과 감정을 표현하는 눈물은 그 성분이 다르다고 한다. 양파를 깔 때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 나오는 눈물은 약간의 영양분과 항생제가 들어있는 단순한 눈물이었지만 영화를 보면서 슬픈 감정과 함께 나온 눈물 속에는 카테콜라민, 에피네피린, 노르에피네피린 등 각종 스트레스 호르몬이 섞여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감정에 의한 눈물은 스트레스를 배출하는 화학물질임이 확인됐으며 특히 중금속도 내보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서 화학변화를 일으키는데 이것이 눈물과 섞여 다른 중금속과 함께 배출되기 때문에 한바탕 울고 나면 후련해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눈물에 대해 긍정적 자세를 가진 사람은 아예 울지 않거나 눈물을 멸시하는 사람보다 정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훨씬 건강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 보건과학센터의 조지 거서리 박사는 "웃음 만큼 울음도 잠재적으로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 혈압을 낮추고 긴장을 줄인다"고 설명한다. 미국에선 동맥경화 환자 중 소리 내 우는 사람은 눈물을 흘리지 않고 우는 사람에 비해 심장마비를 일으킬 가능성이 적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슬픔을 삭이는 사람보다는 훨씬 더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 있는 램지재단 알츠하이머 치료연구 센터 책임자인 빌 프레이 박사는 "남자가 여자보다 평균수명이 짧은 이유의 하나는 덜 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자는 어릴 때부터 '우는 것은 남자답지 못하다'는 가르침 때문에 잘 울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건강의 측면에서는 엄청난 손해"라고 지적했다. 프레이 박사는 "감정에 북받쳐 울 때의 눈물은 눈의 염증으로 인한 눈물과는 화학적 성분이 다르다"며 "감정적인 눈물은 스트레스의 결과 만들어진 인체에 나쁜 화학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실제 여성의 85%, 남성의 73%가 울고 난 후 심신의 상태가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고 대답했다.여러해 전에 다이애나 비가 비명에 횡사하고 영국에서 장례식이 있던 날 그야말로 온 섬이 눈물바다였다. 이 일이 있은 후 한 달 동안 영국내의 정신병원이나 상담소를 찾는 환자의 수가 예전의 반으로 감소되었다고 한다. 정신건강 관련 종사자들이 모여 회의한 결과 전국민이 다이애나 비의 죽음 앞에서 흘린 눈물과 함께 스트레스 호르몬이 배출되어 정신 건강에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고 결론을 내리게 되었고, 이러한 현상을 '다이아나 효과(Diana effect)'라고 명명했다. 삭막한 세상일수록 감동이 있는 삶을 살아가면서 가끔 정서적인 눈물을 흘리면서 살아가는 여유로움을 누려보자.
양일권 국제백투에덴운동본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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