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광장] 핀테크 스타트업이 분발할 때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507/2015070602102351798001[1].jpg "[DT광장] 핀테크 스타트업이 분발할 때다")
지난달 9일 강남 역삼동의 한 아트홀에서는 예술공연이 아닌 금융지주사가 개최한 핀테크기업 제휴 관련 설명회가 열렸다. 한쪽의 갤러리에는 여전히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었지만, 반소매 티셔츠 차림의 은행, 카드, 보험 등 금융계열사 임직원들이 핀테크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맞이해 열심히 명함을 교환하며 네트워킹을 했다. 특이한 것은 부행장부터 부부장이라는 조금 생소한 직위의 간부들이 총출동했다는 점이다.
행사관계자는 "실무자보다 임원급이나 간부들이 핀테크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데 더 적극적이며, 온도차가 별로 없다. 그래서 간부진들이 직접 출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핀테크 스타트업 관계자분들이 넥타이에 양복을 입고서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핀테크 스타트업들의 아이디어와 사업제안을 받기 위해 모였다는 간부들은 행사 처음부터 끝까지 예비창업자부터 기존 사업체까지 일일이 인사를 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한쪽에는 미팅예약을 접수하는 창구까지 운영하며 핀테크기업들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는 말이 요즘의 금융인을 표현하는 말 중의 하나일 것이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 부부장은 예전에 못도와 드려 미안하다며, 이제 열심히 할테니 어떠한 제안이라도 달라고 말했다. 불과 일 년 전 필자가 제휴를 위해 어렵게 몇 번이나 찾아뵙던 바로 그분이었다.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는 더 큰 변신을 했다. 다음 미팅 때는 전자금융업자나 금융사와 함께 와달라며, 핀테크 스타트업의 방문을 달가워하지 않던 분들이 이제는 필자와 페이스북 친구를 맺고, 카카오톡으로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그런 관계가 됐다. 그 장면을 목격한 모금융사 직원은 또 한번 '격세지감'을 외쳤다.
핀테크 열풍이 대한민국 금융계를 강타하고 있다. 거의 모든 금융사들이 핀테크를 주요전략의 하나로 발표하며, 신규조직을 구성하고, 사업아이디어를 공모하고, 핀테크 스타트업과 제휴를 한다고 연일 발표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성급한 규제완화와 육성책이 부실한 보안 같은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며 걱정을 한다. 한편으로는 해외의 핀테크 사례와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몇 년은 뒤쳐져 있다면서 분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금융사 제휴가 필수인 핀테크 스타트업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만나기도 힘들었던 금융사를 요즘처럼 쉽게 만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잘 활용하고 싶다. 최근 투자유치를 받은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나타나면서 검증된 비즈니스모델과 아이디어로 서비스를 오픈하는 사례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제 성공사례는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만들어야 한다. 온국민의 응원을 받은 국가대표 선수들처럼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성공사례를 만들고, 이를 도와준 금융사들의 경쟁력을 높혀 상생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규제를 핑계로, 보이지 않는 장벽을 이유로 낙담하는 것이 아닌, 기회가 왔을 때 도약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야하는 시점이 왔다.
"이제 금융사도 비금융사인 핀테크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우리도 핀테크 생태계의 일원으로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고 말한 행사관계자의 말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도록 스타트업 관계자분들의 분발을 주문하고 싶다.
황승익 한국NFC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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