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영상물등급위서 시작 … 전문기관 거쳐 민간단체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 출범
모바일게임 등 청소년 이용등급 사업자 자율 보장
스마트TV·가상현실 등 새 플랫폼 대응
등급분류 심의 민간 이양 관련 법 추진
모바일게임 등 청소년 이용등급 사업자 자율 보장
스마트TV·가상현실 등 새 플랫폼 대응
등급분류 심의 민간 이양 관련 법 추진
정부가 해오던 게임물 등급분류 업무를 민간에 이양하는 것이 게임업계 주요 이슈로 부상했습니다. 지난 16년 간 정부의 손을 떠나지 못한 게임물 등급분류 업무가 조만간 민간으로 넘어가는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주선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공공기관인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의로 운영 중인 게임등급분류제도를 민간 자율에 맡기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입니다. 현재 구체적 내용은 정부, 업계 관계자들과 논의 중인 단계입니다.
게임등급분류 심의의 책임을 민간 게임 플랫폼 사업자, 유통사로 넘기는 것이 개정안의 핵심이 될 예정입니다. 온라인·모바일 연동 게임, 가상현실(VR)게임, 스마트TV 등 새로운 플랫폼 게임도 민간이 등급분류 심사를 하도록 한다는 구상입니다.
이처럼 '수술'을 앞두고 있는 게임물 등급분류제도의 역사는 199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99년 '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게임물 등급을 분류한 것에서부터 시작해 여러 차례 변화를 거쳐 지금까지 왔습니다.
1990년대 후반은 온라인 게임을 중심으로 게임산업이 급성장하고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입니다. 이와 함께 사행성, 폭력성, 선정성 등 게임이 청소년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진 시기이기도 합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게임물 등급을 분류하게 된 배경은 바로 이러한 우려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이후 2003년 정부는 게임등급 분류제도 개선과 자율등급 분류제도 필요성을 담은 게임산업 진흥 중장기계획(2003~2007)을 내놨습니다. 당시 정부는 별도의 전문 공공 게임물 등급분류 기관을 설립하되, 이후 장기적으로 민간 자율등급 분류제를 도입하는 것으로 방향을 설정했습니다.
3년 후인 2006년에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을 제정했습니다. 또 자율심의제로 전환하는 것의 중간단계로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게임물을 유통시키거나, 이용하도록 제공할 목적으로 게임물을 제작·배급하고자 하는 사람은 게임법에 따라 게임물등급위원회로부터 게임물 내용에 관한 등급분류 심사를 받도록 한 것입니다.
그러던 중 등급분류제도 개선 논의나 자율 등급 분류제 이행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일시 정지' 상태로 만들어버리는 사건이 터졌습니다. 바로 2006년 발생한 '바다이야기' 사태입니다. 이를 계기로 게임물의 사행성을 보다 엄격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습니다.
이후 2008년 게임물 자율 등급 분류제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다시 시작됐고, 정부는 2010~2011년 자율등급분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게임물 자율 등급 분류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 작업에 나섰습니다.
2011년에는 모바일게임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사전 등급 분류가 어려운, 모바일 앱 마켓에 등록되는 게임물(청소년이용불가 게임물 제외)에 한해 자체 등급 분류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모바일게임을 앱마켓(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티스토어 등)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등급을 분류하도록 한 것입니다.
2013년에는 청소년 이용 불가 게임물을 제외한 PC·온라인 및 비디오·콘솔 게임물 등급분류를 민간에 이양하는 것을 골자로 게임법을 개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작년 5월부터 게임물등급위원회를 폐지하고 공공기관인 게임물관리위원회, 민간 게임물 등급분류 위원회인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등급 분류제도의 이러한 변천사를 거쳐 현재 PC·온라인을 비롯해 비디오·콘솔 게임물(청소년이용불가 게임물 제외)과 모바일게임은 등급분류의 주체가 민간으로 넘어 갔습니다.
작년 12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게임 산업 진흥 중장기계획(2015 ~2019)'을 수립했습니다. '차세대 게임산업 신영역 창출', '게임 산업 재도약 기반 마련', '게임 인식 제고를 통한 가치의 재발견' 등 3대 전략으로 창조적 게임 강국을 실현한다는 게 골자입니다. 중장기 계획 중 게임물 등급분류와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면, 정부는 모바일·PC 통합 운영체제(OS) 등장, 새로운 디바이스에 기반한 게임 확대 등 변화하는 게임 산업 구조에 적합하게 등급분류 제도를 개선한다는 내용을 여기에 담았습니다. 이와 함께 청소년 보호와 사행성 방지라는 등급분류의 목적을 유지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민간의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을 지속 논의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현재 박주선 의원의 게임법 개정안 발의는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입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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