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신 핫플레이스' 주목… 3년만에 매장 80만곳 방문기록 데이터화
(12) 씨온
"오늘 뭐 먹지?", "맛집이 어디더라?" 이 두 질문을 들었을 때 대다수는 휴대전화를 먼저 찾을 것이다. 휴대전화에 있는 검색 애플리케이션(앱)에 '맛집'을 입력하거나, 주변 맛집을 찾을 수 있는 앱을 실행시킨다. '맛집', '먹방'(먹는방송)이 유행하는 시대다. 시대 분위기에 맞춰 출시한 맛집 찾는 앱 '식신 핫플레이스'가 주목받는 게 낯설지 않다. 월간 앱과 웹을 통틀어 150만명이 식신 핫플레이스에서 맛집 정보를 찾는다.
이 서비스를 만든 안병익 씨온 대표는 12일 서울 강남 본사에서 만나 이미 10년 전부터 이 같은 서비스를 꿈꿨다고 얘기했다.
1993년 KT에 입사해 안 대표가 처음 맡은 사업은 KT의 통신시설물을 관리하는 전자지도였다. 당시 등고선밖에 표시돼지 않던 지도를 온라인에서 입체적으로 구현하는 작업을 맡았다. 1997년 사업을 맡은 지 4년 만에 지도정보서비스 사내 벤처 '프리맵' 이 만들어졌다. PC보급률이 높아지고 휴대전화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인터넷지도 사업은 더 탄력을 받았다. 안 대표는 사내벤처에서 독립해 '포인트아이'라는 휴대전화 기반 위치정보서비스 업체를 설립했다. 그의 첫 창업이었다. 안 대표는 "KT에서 7년 넘게 서비스를 운영하면 위치기반서비스가 분명히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안 대표 생각과 달리 초반 시장은 힘겨운 싸움의 연속이었다. 이미 대형 통신사가 자체 지도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었다. 월급도 수 차례 밀리면서 직원들에게 미안함만 쌓였다. 그럴 수록 더 기술 개발에 투자했고, 실력으로 시장에서 승부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3년 후부터 이런 노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대형 통신사가 포인트아이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해 서비스를 채택했다. 직원도 130명까지 늘었고, 매출도 150억원대를 넘었다. 200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회사는 급속도로 성장했지만 안 대표의 마음 한 켠 에선 다시 창업에 대한 열정이 솟았다.
안 대표는 "위치정보가 스마트폰과 만나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면서 이제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렇게 2010년 포인트아이를 나와 다시 시작한 게 현재 위치 정보를 중심으로 주변 식당, 가게 등을 공유하는 '씨온' 이다.
야심 차게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당시 대기업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묻혔다. 그래도 씨온은 꾸준히 이용자를 확보했고, 3년 여 만에 전국 80만개 매장과 1억5000만건의 체크인(방문 기록) 데이터가 쌓였다. 그리고 2013년 11월, 이 데이터에서 맛집 데이터 2만5000개를 엄선한 맛집 추천 서비스 식신 핫플레이스를 내놨다. 내 위치에서 앱을 실행시키면 주변 맛집과 솔직한 이용자 후기를 볼 수 있다. 꺼져가던 불씨를 다시 살려 내놓은 식신 핫플레이스는 씨온의 미래 사업 발판을 제공해주고 있다. 이달 중 80억원대의 투자를 최종 유치하고, 이 금액을 서비스 개발과 마케팅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식신 핫플레이스를 중심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Online to Offline)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3년 안에 가맹점 20만개를 확보하고, 여기서 결제, 쇼핑(커머스)서비스를 더하면 연 5000억원 정도의 거래 규모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인디언 기우제는 비가 올때까지 계속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에 절대 실패한 적이 없다"며 "창업도 마찬가지다. 웬만해선 창업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지만, 하겠다고 결심했다면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끝까지 하겠다는 신념을 갖고 해야지만 인디언 기우제처럼 성공의 열매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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