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부터 대기업의 공공정보화시장 진입을 막은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 시행 이후 중견·중소기업의 생산성이 악화됐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5일 한국경영정보학회(회장 이호근)는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SW산업진흥법 개정 실효성 연구 발표회'를 갖고 이같이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경영정보학회는 개정 SW산업진흥법이 법 취지에 맞는다면 시행 이후 △SW업체들의 생산성 △하도급 구조나 전문인력확보 등과 같은 강건성 △신기술 개발이나 해외진출 등과 같은 기회창조성이 증가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이 세가지 요소가 법 개정 이후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검증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지난 5년간(2010~2014년) 공공기관이 발주한 정보화 프로젝트 1만7946여건과 나이스 신용평가가 제공하는 기업 재무정보 데이터(2010~2014년)를 분석했다.
우선 학회는 법 개정 이후 중견·중소기업의 생산성이 크게 낮아졌다며 애초 중소 SW업체 육성이라는 법 개정 취지의 정책효과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일례로 중견기업(매출액 300억원 이상 기업)의 경우 법 개정 이후 대기업참여제한으로 공공정보화 시장에서 매출액은 늘었으나, 과잉 경쟁과 해외 제품에 대한 가격협상력 부족 등으로 영업이익률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공정보화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중소기업들에 비해 이에 참여한 중소기업은 매출에서 차지하는 공공사업의 비중이 높을수록 영업이익이나 기업 생산성 면에서 피해가 더 컸다. 중견기업의 경우 매출에서 공공정보화 사업의 비중이 10% 증가할 경우 영업이익률은 16.7%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하도급 구조개선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공공기관 발주자들의 불만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공공기관 발주처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인터뷰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이는 대형 SI업체가 업무를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할 업체를 구성하는데 반해, 중견 SI업체는 수익성에 초점을 두고 업체를 선정한다"면서 "대형 SI업체가 파트너 하청업체에 대한 교육 등 상생에 대한 노력이 있었던데 반해, 중견 SI업체는 수익성의 악화로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대기업의 참여가 배제되면서 공공IT 시스템 품질저하, 납기지연, 장애 등이 법 개정 이전보다 늘어 공공기관 발주자들의 불만도 급증하고 있지만 대놓고 밝히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호근 한국경영정보학회장은 "SW산업진흥법 개정이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법 개정의 목적은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SW산업 생태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인위적인 규제보다는 시장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SW산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정책대안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