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영역 특화 호응 덕 누적 내려받기 75만건
"교육 트렌드 주도 목표"…연내 토익시장 진출
"교육 트렌드 주도 목표"…연내 토익시장 진출
(17) 하우투리슨
"대학졸업 후 취업하기 전 우연히 시작한 학원 강사 근무 경험이 10년을 넘어 평생 업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돌이켜보면, 영어 학원 강사들이 가르치기를 꺼리던 듣기 영역(리스닝)을 택한 게 오히려 신의 한 수였습니다. 학생들이 좀 더 쉽게 영어 듣기 수업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시도들이 모여 지금 사업의 발판이 됐습니다."
16일 이재건 하우투리슨 대표는 현재 국내 1위 영어 듣기 공부용 애플리케이션(앱)인 '하우투리슨'의 탄생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이 대표는 영문학과 출신이 아니다. 그가 취업 준비를 하던 시절 우연히 찾게 된 학원에서 강의하게 됐다. 당시 그는 '왜 가르치는 선생님조차 듣기 영역을 두려워 할까' 생각했다고 한다. 이후 체계적으로 듣기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그는 입 모양과 소리부터 학생들이 가장 많이 틀리는 듣기 영역 문제 등 각종 듣기 관련 정보를 차곡차곡 쌓아갔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르자 경기 평촌 지역 학원가에서 전문 강사로 유명세를 탔고, 서울 유명 입시 학원에 스카우트되면서 서울 학원가로 입성한다. 그러던 2007년, 학생들에 많은 정보를 주고 싶은 마음에 만든 웹 사이트가 방문자만 20만 명을 넘었다. 2011년 모바일 앱이 유행하자 이 사이트 내용을 앱으로 만들었다. 앱은 몇 달 만에 내려받기 50만 건을 돌파했고, 그는 이것으로 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한다.
이 대표는 "기초 내용만 담은 앱이 50만 건 이상 내려받기를 기록했는데, 이 앱을 좀더 가다듬고 개선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그는 잘 나가던 학원 강사에서 2013년 8월, 앱 개발 사업자로 변신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성공 가능성이 희박해 보였다. 다시 학원가로 돌아가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순간 만난 조력자가 윤재현 현 공동대표다. 영어 듣기의 핵심은 수많은 유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학생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해 오답률을 줄여나가는 것이다. 윤 공동대표는 국내서 처음으로 워드프로세스 플랫폼을 개발한 정보기술(IT) 분야 실력자다. 그와 손잡고 하우투리슨 앱을 대대적으로 손봤다. 2001년부터 지난 15년간 모의고사와 수능 영어듣기 평가 문제를 유형별로 정리했고, 3만8100개의 문제 음원을 확보했다. 0.5배속부터 2배속까지 속도 조절 기능도 세심하게 넣었다. 그렇게 올 4월 출시된 정식 버전 하우투리슨은 현재 누적 내려받기 건수만 약 75만 건을 보이고 있다. 전국 중고생이 350만명 수준임을 감안할 때 5명 중 1명이 이 앱을 내려받은 것이다. 앱은 월정액을 내는 유료 앱이다. 덕분에 4월 이후 매출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 4개월 누적 매출이 1억원을 넘었다. 최근 전국 10여개 파트너사와 손잡고 지역 학원가 시장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미 전국 100여개 이상 학원이 월 또는 연 단위 비용을 내고 하우투리슨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회사는 연내 영어 듣기 시장 중 가장 최대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토익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재건 대표는 자신처럼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이들에 "늘 우리 직원들에게도 하우투리슨은 단순 돈벌이 회사가 아니라고 강조한다"며 "학습 데이터를 개인화하고 교육 트렌드를 바꿔보자는 뜻을 갖고 시작한 사업이라는 점을 종종 얘기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업을 시작할 때 돈을 목적으로 한다면 오래가지 않는 것 같다"며 "사업의 명분이 있어야, 이 명분이 달성될 때마다 보람을 느끼고 장기적으로 회사가 운영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김지선기자의 블로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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