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도 차세대 'HBM' 개발 잰걸음
인텔이 유례없는 '메모리 혁신'에 나서며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인텔이 갈수록 벌어지는 CPU와 메모리의 성능 격차를 줄이기 위해 3D 크로스포인트, 임베디드 D램 등을 통해 직접 메모리 시장에 개입하는 모양새를 보이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역시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텔 IDF
1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인텔개발자포럼(IDF)에서 삼성전자는 오는 2016년 1분기부터 차세대 D램 하나로 꼽히는 HBM(high bandwidth memory)을 양산한다고 밝혔다. 고대역폭 초고속 메모리인 HBM은 주로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나 컴퓨터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역시 내년부터 HBM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윤하룡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수석은 "CPU, GPU와 메모리 간 성능 차이가 지속해서 벌어지고 있으며 D램과 HDD 사이의 갭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며 "인텔과 마이크론이 3D 크로스 포인트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것 역시 이 같은 갭을 메꾸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 역시 차세대 메모리를 위해 다양한 연구와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현재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메모리 중 가장 먼저 선보일 제품은 그래픽용 HBM으로, 업계 기준으로는 2세대 성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삼성전자보다 앞서 1세대 HBM을 내놨던 SK하이닉스 역시 내년 2세대 HBM 제품을 내놓으며 HBM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인텔은 지난달 3D 크로스포인트 기술을 공개하며 SSD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한 데 이어 이번 IDF에서는 6세대 프로세서에 임베디드 D램을 도입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임베디드 D램은 일반 D램과 달리 프로세서에 위치해 캐시와 메모리 대역폭,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현존하는 DDR3, DDR4 기술로는 높은 수준의 메모리 대역폭을 확보할 수 없자 직접 임베디드 D램을 설계 및 생산해 메모리 구조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서버용 SSD 시장에서도 인텔의 입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부터 시장에 등장할 예정인 3D 크로스포인트 기술을 적용한 SSD가 인메모리 D램 기능을 일부분 대체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서버용 D램, SSD 사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샌프란시스코(미국)=황민규기자 hmg8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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