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정보보호 투자 등 홍보…업계 경쟁 촉발 정보보호 향상 기대
미래부 입법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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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기업이 경영 내역을 공시할 때 사이버 위협과 해킹 등에서 회사를 보호하기 위해 관련 투자를 얼마나 했는지, 전문 인력은 얼마나 두고 있는지 '보안 투자 내역'도 공시를 할 수 있게 됐다. 공시하는 기업은 그만큼 보안에 상당한 투자를 하는 기업으로 소비자에게 인식될 수 있어 최근 급증하는 각종 사이버 범죄에서 고객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신뢰를 주는 효과가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정보보호산업진흥법 시행령을 마련해 28일부터 입법예고 하면서 이러한 내용을 포함했다. 시행령은 정보보호 산업 활성화를 위한 보안 제품 제값주기, '보안성지속서비스 대가' 신설, 공공기관의 정보보호 사업 수요 예보, 민간 기업의 정보보호 준비도 평가 등 모법에서 강조한 정보보호 정책의 구체적 실행방안이 담겼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민간기업의 정보보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상장기업이 정보보호 관련 사항을 자율적으로 공시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공시에는 △IT 투자 대비 정보보호 투자 △IT 인력 대비 정보보호 전담 인력 △관련인증 취득사항 등을 담는다. 현재 국내 기업의 보안 투자는 상당히 미흡한 편이다. 해킹 등으로 인한 시스템 파괴 등 사이버 사고를 겪거나 고객 정보를 대규모로 유출시킨 기업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여전히 기업의 정보보호 투자는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다. 실제 1억건 이상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고 사이버 테러가 극에 달했던 지난 2014년의 경우 기업들의 보안투자는 오히려 줄었다. 미래부가 조사한 정보보호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조사 대상 7000여개 기업 중 정보보호 예산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45.8%였지만 2014년에 정보보호 예산을 확보한 기업은 이보다 24.9%포인트 감소한 20.9%에 불과했다. 정보보호 예산을 IT 예산의 5% 미만으로 편성한 기업은 전체의 97%에 달했고 5% 이상으로 편성한 기업은 2.7%에 불과했는데, 이 역시 전년보다 0.5%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고객 정보를 대량 유출시키고, 해킹을 당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어도 정작 보안 투자는 끝까지 미루고 외면하는 기업의 실상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이번 시행령의 '정보보호 공시제도'는 기업이 보안 투자를 얼마나 했는지 공개하고 정보보호에 대한 회사의 의지를 알리는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관련 업계의 보안투자 '경쟁'을 촉발해 전체 산업군의 정보보호 수준을 끌어올릴 촉매 역할도 기대된다.
홍진배 미래부 정보보호정책과장은 "예를 들어 A사가 '우리는 올해 가입자 보호를 위해 총 100억원의 보안 투자를 했다'고 공시한다면 경쟁관계인 B사, C사의 경우 보안 공시를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보안에 자신이 없다'는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줄 수 있어 이후 경쟁적으로 보안 투자를 늘리고 이를 공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공시를 한 기업은 의무사항인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수수료를 경감해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공시는 기업 홈페이지나 미래부가 마련한 별도 포털에서 하게 되지만, 상장기업은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발표하는 사업보고서에 직접 공시할 수도 있다. 현재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의 기업공시제도에서는 재무나 경영에 관한 사항 외에도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이나 연구개발(R&D) 등을 얼마나 수행했는지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돼 있다. 보안투자에 관한 사항은 의무조항은 아니지만, 자본시장법에 의거 기업의 사업보고서 등에 보안 투자 내역이 공시되면 관련 업계에 보안 투자에 관한 경쟁이 촉발될 것으로 미래부는 기대하고 있다.
정한근 미래부 정보보호국장은 "미국은 IT예산 중 정보보호 예산을 5% 이상으로 편성하는 기업이 40%에 달하고 영국은 50%가 넘는데 우리 기업들은 아직 보안 투자에 인색한 것이 사실이고, 이런 부분이 국내 정보보호 산업의 열악함과도 맞닿아 있다"면서 "법제도 마련으로 기업의 정보보호 투자를 촉진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통해 국가 사이버 경제와 안보를 강화하며 나아가 국내 정보보호 산업도 육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보안투자공시 제도가 의무가 아닌 '자율'이라는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보안 내역 공개 자체를 꺼리는 현 분위기에서 자율 공시를 지킬만한 기업이 과연 있겠느냐는 것이다. 홍 과장은 "자율 공시라 하더라도 기업의 경쟁을 촉발할 여지는 있다"며 "향후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은성기자 esther@
미래창조과학부는 정보보호산업진흥법 시행령을 마련해 28일부터 입법예고 하면서 이러한 내용을 포함했다. 시행령은 정보보호 산업 활성화를 위한 보안 제품 제값주기, '보안성지속서비스 대가' 신설, 공공기관의 정보보호 사업 수요 예보, 민간 기업의 정보보호 준비도 평가 등 모법에서 강조한 정보보호 정책의 구체적 실행방안이 담겼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민간기업의 정보보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상장기업이 정보보호 관련 사항을 자율적으로 공시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공시에는 △IT 투자 대비 정보보호 투자 △IT 인력 대비 정보보호 전담 인력 △관련인증 취득사항 등을 담는다. 현재 국내 기업의 보안 투자는 상당히 미흡한 편이다. 해킹 등으로 인한 시스템 파괴 등 사이버 사고를 겪거나 고객 정보를 대규모로 유출시킨 기업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여전히 기업의 정보보호 투자는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다. 실제 1억건 이상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고 사이버 테러가 극에 달했던 지난 2014년의 경우 기업들의 보안투자는 오히려 줄었다. 미래부가 조사한 정보보호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조사 대상 7000여개 기업 중 정보보호 예산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45.8%였지만 2014년에 정보보호 예산을 확보한 기업은 이보다 24.9%포인트 감소한 20.9%에 불과했다. 정보보호 예산을 IT 예산의 5% 미만으로 편성한 기업은 전체의 97%에 달했고 5% 이상으로 편성한 기업은 2.7%에 불과했는데, 이 역시 전년보다 0.5%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고객 정보를 대량 유출시키고, 해킹을 당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어도 정작 보안 투자는 끝까지 미루고 외면하는 기업의 실상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이번 시행령의 '정보보호 공시제도'는 기업이 보안 투자를 얼마나 했는지 공개하고 정보보호에 대한 회사의 의지를 알리는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관련 업계의 보안투자 '경쟁'을 촉발해 전체 산업군의 정보보호 수준을 끌어올릴 촉매 역할도 기대된다.
홍진배 미래부 정보보호정책과장은 "예를 들어 A사가 '우리는 올해 가입자 보호를 위해 총 100억원의 보안 투자를 했다'고 공시한다면 경쟁관계인 B사, C사의 경우 보안 공시를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보안에 자신이 없다'는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줄 수 있어 이후 경쟁적으로 보안 투자를 늘리고 이를 공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공시를 한 기업은 의무사항인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수수료를 경감해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공시는 기업 홈페이지나 미래부가 마련한 별도 포털에서 하게 되지만, 상장기업은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발표하는 사업보고서에 직접 공시할 수도 있다. 현재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의 기업공시제도에서는 재무나 경영에 관한 사항 외에도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이나 연구개발(R&D) 등을 얼마나 수행했는지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돼 있다. 보안투자에 관한 사항은 의무조항은 아니지만, 자본시장법에 의거 기업의 사업보고서 등에 보안 투자 내역이 공시되면 관련 업계에 보안 투자에 관한 경쟁이 촉발될 것으로 미래부는 기대하고 있다.
정한근 미래부 정보보호국장은 "미국은 IT예산 중 정보보호 예산을 5% 이상으로 편성하는 기업이 40%에 달하고 영국은 50%가 넘는데 우리 기업들은 아직 보안 투자에 인색한 것이 사실이고, 이런 부분이 국내 정보보호 산업의 열악함과도 맞닿아 있다"면서 "법제도 마련으로 기업의 정보보호 투자를 촉진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통해 국가 사이버 경제와 안보를 강화하며 나아가 국내 정보보호 산업도 육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보안투자공시 제도가 의무가 아닌 '자율'이라는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보안 내역 공개 자체를 꺼리는 현 분위기에서 자율 공시를 지킬만한 기업이 과연 있겠느냐는 것이다. 홍 과장은 "자율 공시라 하더라도 기업의 경쟁을 촉발할 여지는 있다"며 "향후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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