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진지오텍 인수 등 '포스코 비리' 수사 6개월만에 마무리 수순
검찰이 정준양 전 포스코 그룹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6개월여간 진행한 포스코 비리 관련 수사가 종착역을 향해 가는 양상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3일 정 전 회장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조사하기 위해 소환했다. 정 전 회장은 이날 서울 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직후 "포스코를 아껴주시는 국민 여러분, 이해관계자 여러분, 가족 여러분께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한 후 성진지오텍 지분 인수 등 각종 의혹을 두고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답하고 조사에 임했다.
검찰은 정 회장 재임 기간 중 포스코가 인수한 성진지오텍 인수 과정에서 정 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에 대해 초점을 두고 있다. 포스코는 2010년 성진지오텍 주식 440만주를 주당 1만6331원에 인수했는데, 이는 시가에 비해 두 배가량 높은 가격에 인수한 것으로 그 적절성을 둔 논란이 일었다. 당시 성진지오텍 최대주주였던 전정도 세화엠피 회장과 정 전 회장의 교분 등과 맞물려 논란이 확대됐다.
포스코건설이 협력사 동양종합건설에 사업상 특혜를 줬고 이에 정 전 회장이 관여했는지도 조사대상이다. 동양종합건설은 850억원대의 토목공사를 수주했는데, 검찰은 정 전 회장이 토목공사 외에도 이 회사에 3000억원 규모의 인도 생산시설 조성 공사를 몰아주라고 지시했다는 증언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회장은 재임 중 공격적인 사업확장을 단행, 이를 통해 포스코 그룹의 재무를 악화시켰다는 평가를 얻었다. 성진지오텍 지분 인수 등의 과정에서 정 전 회장이 개입, 회사에 손실을 입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지난 2월부터 관련 수사를 본격화하자, 이명박 정권과 친밀한 인사로 분류되는 정 전 회장을 통해 정치권 금품로비로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2차례 기각되는 등 검찰 수사가 애초 구상처럼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아, 정 전 회장 소환 이후 정 전 회장을 비롯해 혐의가 입증된 인사들에 대한 사법 처리로 수사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포스코는 이를 두고 "전임 회장 개인의 문제로, 정 전 회장이 받는 혐의에 대해 알지 못하고 언급할 사안도 아니"라고 밝혔다.
서정근기자 anti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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