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광장] 게임문화교육으로 `소통` 배운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509/2015090902102351102001[1].jpg "[DT광장] 게임문화교육으로 `소통` 배운다")
몇 년 전 배우 유아인이 주인공으로 나왔던 '완득이'라는 영화가 인기리에 상영된 적이 있었다. 필리핀 이주민 어머니와 장애인 아버지 아래 방황의 시간을 보내던 완득이가 담임교사의 관심과 배려 속에서 자아가 성장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다문화가정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나올 정도로 다문화 인구의 수는 증가했다. 안전행정부의 '2014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에 따르면 전체 결혼의 8%로, 10가구 중 1가구는 다문화가족인 셈이다. 국토연구원 '그랜드 비전 2050' 연구보고서 추산에 따르면 2050년이면 다문화 인구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0%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이 아이들의 가정생활은 어떨까. 많은 수는 영화 속 완득이처럼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다.
한국어가 능숙하고 한국 문화에 익숙한 자녀 세대와 달리, 부모들은 언어와 문화의 이질감 속에서 자녀의 일상에 공감하지 못한다. 특히 대부분의 다문화가정 부모들은 생업에 따른 물리적 시간 부족으로 인해 자녀들과 여가를 함께 하기도 쉽지 않다. 가족이 공유하는 문화가 만들어지지 못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바쁜 부모 대신 집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놀이로 게임을 즐긴다. 부모들은 막연히 게임에 몰입하는 아이를 걱정하기는 하나 부모로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 가정은 언론 및 지역사회를 통해 정보를 접한 부모를 중심으로 게임을 이해하고 자녀와 소통하기 위한 움직임이 늘고 있다. 하지만 다문화 가정은 과몰입이 문제가 된다는 인식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자꾸만 멀어지는 아이와의 관계가 어떤 문제에서 기인했는지 인지하지 못하니 가정 내 갈등은 점차 심화 될 수밖에 없다. 언어적, 물리적 장벽으로 인해 자녀와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 학부모에게 아이들이 즐기는 게임을 매개로 소통할 수 있는 법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우리 센터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2011년부터 넷마블게임즈 및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진행하는 'ESC프로젝트-학부모게임문화교육'의 대상을 다문화가정으로 확대했다. 기존에 학부모 및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교육을 중국어, 베트남어 등 다국어로 번역된 교재와 함께 다양한 국적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넓힌 것이다. 이를 통해 다문화가정 학부모들은 게임이 아이들에게 주는 영향이 무엇인지, 게임을 즐기는 자녀와 어떻게 대화하면 잘 소통할 수 있는지를 배워 나가고 있다.
교육을 진행하고 난 후의 반응은 '전혀 몰랐던 내용이다'가 대다수였다. 일터를 떠나 집안에 들어서면 아이들이 그렇게 열심히 붙잡고 있었던 것이 대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며, 게임을 놀이로 즐기는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겠다는 반응이 많았다.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크지만, 한번 받아들이게 되면 어떤 문제든지 해결할 수 있는 시작점이 생긴다. 가정 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모뿐 아니라 자녀도 변해야 한다. 게임을 즐기는 주체인 자녀도 본인의 게임 이용 습관에 대해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게임문화진로캠프도 열었다. 게임진로에는 어떤 직무가 있는지 탐색하고, 직접 게임을 제작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와 함께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보자'는 미션 아래 게임을 만들었다.영화 속 완득이는 담임교사의 도움으로 부모와의 관계를 회복했다. 이처럼 게임문화 교육도 다문화가정의 자녀와 부모 간 소통을 도와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유형우 서울시립 청소년미디어센터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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