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SO 총회 첫 개최
표준외교 강화 참여 확대
국제 표준화 분야에서 한국 위상 제고 기대
표준 전문가 양성 등 선제적 대응 필요한 시점
표준외교 강화 참여 확대
국제 표준화 분야에서 한국 위상 제고 기대
표준 전문가 양성 등 선제적 대응 필요한 시점
![[시론] `한국 표준`, 글로벌 기준으로 키우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509/2015092102102351607001[1].jpg "[시론] `한국 표준`, 글로벌 기준으로 키우자")
필자가 근무하는 국가기술표준원이 충북혁신도시에 터전을 마련한지 1년이 지났다. 몇 달 전부터 청사 안에 새로운 볼거리가 생겼다. 청사를 관리하는 분들이 잔디와 키 작은 나무가 어우러진 건물 뒤편 공간에 병아리 몇 마리를 놓아 키우기 시작한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병아리들은 어엿한 암탉과 수탉으로 성장해 갔다. 활동 영역도 넓혀 갔다. 처음 자신들을 가두어 놓은 닭장 주변에서 운동장으로, 청사 주변 외곽 울타리까지 갈 수 있는 최대한의 공간까지 진출했다. 병아리들이 커 가면서 활동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최근, 병아리들이 성장해 활동 영역을 넓히듯 대한민국이 표준항로를 전 세계로 넓힌 경사스런 일이 있었다. 대표적인 국제표준화기구인 ISO 총회가 서울에서 9월 14일부터 9월 18일까지 다양한 행사를 곁들여 진행된 것이다. ISO 총회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것은 1963년 가입 후 처음이다. 그동안 중·소형배로 표준항로를 개척했다면, 이제는 자랑스런 대한민국 표준크루즈호로 더 넓고 먼 곳으로 표준항로를 헤쳐 나갈 것이다.
이번 대한민국 표준크루즈호의 첫 출항인 ISO 총회에는 '세계가 하나 될 때 기적이 이루어진다'는 주제로 해외 162개국 700여명의 표준전문가가 탑승했다. 국내의 전문가는 물론 표준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들도 탑승했다.
해외 탑승 표준전문가들은 9월 14일부터 9월 18일까지 총회는 물론 각 분야별로 이사회, 기술관리 이사회, 개도국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오픈세션으로 마련된 현장 체험으로 우리나라 전자, 바이오, 에너지, 화학산업 분야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 한국인삼공사, LS산전, 아모레 퍼시픽을 방문해 우리의 기술력과 발전상을 체험하기도 했다.
국내 탑승객들을 위해서는 표준·시험·인증 분야를 대표하는 국내기관들이 젊은 일꾼을 뽑기 위한「표준 잡 콘서트」를 9월 10일에 개최했다. 표준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거리나 집안에서 쉽게 접하는 신호등 표준·차선 표준·컴퓨터 자판기 표준 등 생활 속에서 사용되고 있는 표준을 쉽게 설명하는「표준체험 전시장」을 9월16일부터 9월 21일까지 서울 인사동 화랑 거리에 위치한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열었다.대한민국 표준크루즈호의 첫 출항은 대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표준외교 강화와 참여 확대의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이번에도 우리나라가 ISO의 기술관리이사회(TMB) 이사국으로 2009년 진출 이후 3번째 계속 자리를 차지했다. 기술관리이사회는 실제 국제표준을 제정하는 데 기술적 요인과 그에 따른 관리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제표준화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을 제고하고 표준경쟁력 확대를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도 기대된다. 대내적으로는 표준화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확대되고, 기업들의 국제표준화 활동 참여 확대가 이뤄질 것이다. 아울러 국내 표준화 활동의 질적 제고의 기회로 활용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님이 축사에서 밝힌 바와 같이 우리나라가 국제표준을 기반으로 한국산업표준(KS)을 제정하고 제품표준화와 기술혁신을 통해 국가 발전을 이뤘듯이 기술과 제품의 진화 속도가 빠른 혁신의 시대에는 국제표준활동이 더욱 중요하다.
국제사회는 자유무역협정의 가속화로 인하여 관세장벽을 이용하기 보다는 자국의 표준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도록 해 타국의 기술이나 제품의 진입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키려면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해 우리 기술을 국제표준으로 만드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근까지 국제표준화 회의가 열리면 선진국은 기업인 참여 비중이 70%에 달하지만 우리나라는 2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기업들이 개발한 우수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도록 국제표준화 기구에서 기업인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요구된다.
대한민국 표준크루즈호가 전 세계 항구에 수시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표준전문가들을 양성해야 한다. 국제표준의 영역이 물 부족문제,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 에너지 소비증가 등 전 지구적으로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분야까지 선진국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 표준전문기관과 기업들을 중심으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표준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며 산업활동의 활성화와 수출경쟁력 확보의 핵심 요소인 동시에 사회·문화·서비스 분야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표준경쟁력 확보를 통한 국가경쟁력 확보에 앞장서야 할 때이다.
제대식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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