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액 1위 '바라크루드' 특허만료 앞두고
종근당 등 60여개업체 복제약 출시 '봇물'
바라크루드 '수성' vs 비리어드 '공격' 눈길
종근당 등 60여개업체 복제약 출시 '봇물'
바라크루드 '수성' vs 비리어드 '공격' 눈길
10월 제약업계에 다시 한 번 '복제약(제네릭) 대전'이 벌어진다. 올해는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1위 제품인 '시알리스'를 비롯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만료가 몰려있어 국내 제약사들의 복제약 출시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이다.
그 중에서도 '최대어'로 꼽히는 국내 처방액 1위 제품인 B형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사진)의 특허가 10월초 만료돼 제약업계에 전운이 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9일 바라크루드의 물질특허 만료를 앞두고 한미약품·대웅제약·종근당 등 60여 개 업체 130여 개 품목이 복제약 허가를 받았다. 이 복제약들은 특허만료일에 맞춰 일제히 시장에 쏟아져나올 전망이다.
◇1500억원 복제약 시장 열린다=2007년 국내에 들어온 바라크루드는 2011년부터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줄곧 매출 1위를 지켜온 대형 품목이다. 지난해 매출만 웬만한 중소 제약사의 1년 매출과 맞먹는 1500억원대에 달한다. 기존 B형간염 치료제가 내성 문제가 있는 가운데 혜성같이 나타난 바라크루드는 강한 바이러스 억제 효과와 1% 내외의 낮은 내성 발현율을 앞세워 2011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시장을 단숨에 석권했다.
만성 B형간염은 간경화와 간암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간경화와 간암의 70∼80%가 B형간염 바이러스로 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B형간염 바이러스는 간세포의 핵에 침투해 자기 자신을 복제한다. 간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간염'을 일으키고, 간염이 지속되면 간세포가 파괴됐다가 재생하는 과정에서 간 조직이 딱딱하게 변하는 '간섬유화'가 일어난다. 간이 계속 딱딱해지면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해 간이 제 기능을 못하는 '간경화'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은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치료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 국내 만성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인구의 3%인 150만명으로 추정된다.
◇ 특허 만료 전 출시 '강수' 두기도=바라크루드 복제약으로 B형간염 치료제 시장 침투를 노리는 제약사들은 최근 열린 대한간학회 학술대회를 통해 제품 알리기에 나서는 한편, 영업사원들이 소화기내과와 간이식외과 의사들을 찾아가 제품을 알리는 등 물밑 작업을 시작했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자 시장 선점을 위해 특허가 만료되기도 전에 미리 제품을 출시하는 '강수'를 둔 제약사도 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7일 바라크루드 복제약 '바라클' 판매를 시작했다. 오리지널 약을 판매하는 한국BMS는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법정 대결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동아에스티 측은 해외에 이미 복제약이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특허무효 판결이 나올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또 만약 소송에 패해 손해배상을 하더라도 시장선점 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국내에서 바라크루드 복제약을 가장 먼저 만든 회사는 2012년 9월 '카비어'란 제품을 허가받은 한미약품이다. 2012년 말 BMS와 바라크루드 공동판매를 시작했다가 1년 만에 판권을 회수당한 전력이 있는 보령제약도 복제약 '헤크루'로 다시 시장에 진출한다. 대웅제약과 종근당은 알약과 함께 각각 물없이 복용 가능한 필름형과 구강붕해정 제품을 함께 허가받아 차별화로 승부할 계획이다.
◇국내 제약업계 1·2위 자존심 경쟁=바라크루드 복제약 출시에 앞서 오리지널 제품을 보유한 한국BMS는 녹십자와 손잡고 시장 수성에 나섰다.
지난 수년간 B형간염 백신 '헤파박스'와 B형간염 치료제 '헤파빅주' 등을 판매해 온 녹십자는 바라크루드 공동 판매를 계기로 영업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 가운데 유한양행이 판매하고 있는 길리어드의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어 주목된다.
유한양행의 강한 영업력을 등에 업고 비리어드는 지난해 700억원대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여름부터 월 처방액이 100억원을 돌파하는 등 바라크루드의 선두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결국 2500억원 규모 국내 B형간염 치료제 시장을 두고 국내 제약업계 1·2위를 다투는 두 회사의 영업력이 정면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국내 제약사 B형간염 '혁신신약' 개발=다국적 제약사의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B형간염 치료제 시장에 국내 제약사들도 신약으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녹십자는 유전자 재조합 방식 B형간염 항체치료제 '헤파빅진'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 치료제는 100% 순수한 B형간염 바이러스 항체로 구성된 바이오 신약으로, B형간염 바이러스를 100% 없애는 완치 치료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동제약이 개발하고 있는 B형간염 치료제 '베시포비어'는 임상2상 시험 결과 바라크루드 이상의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회사 측은 현재 진행 중인 임상 3상 시험을 내년까지 마무리하고 2017년 신약을 출시한다는 목표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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