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확인·리콜 예상 … 수입차 판매 감소 '후폭풍'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이 의심되는 폭스바겐그룹 차량 12만대 가량의 국내 판매가 확인됨에 따라 정부 조사에 이은 행정 처분과 후속 제재가 임박했다. 대량 리콜과 소비자 집단 소송, 연비 논란 등 후폭풍도 커질 전망이다. 수입차 점유율 확대를 주도한 독일차 전반에 대한 불신이 심화하며 판매량 감소로 직결되는 양상이다.
1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배기가스 배출량 불일치를 보인 EA189 디젤 엔진을 탑재, 국내에 유통된 차량이 약 12만대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차량 모델은 골프, 제타, CC 2.0 TDI, 티구안, 파사트, A4, A5, A6 2.0 TDI, Q3, Q5 2.0 TDI 등이다.
폭스바겐그룹 본사 조사와 환경부, 국토부 조사 및 행정처분 여하에 따라 이 차들은 리콜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날 환경부는 "폭스바겐이 연비 조작을 시인하며 보낸 공문만으로도 리콜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혀 12만대가 리콜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오는 8일 열리는 국토교통부 종합감사에는 토머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과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이승원 현대자동차 품질전략실장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추궁이 예상된다.
폭스바겐과 우리 정부 조사 결과 여하에 따라 국내 소비자 집단 소송이 확대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미 폭스바겐 차량 국내 구매자 2명이 매매계약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는데, 차량 리콜로 인해 연비 저하가 우려되는 만큼 연비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소송 또한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에 계류된 기존 연비 소송의 원고는 7000명에 육박한다. 지금까지 국내 법원이 연비 소송에서 소비자 측의 손을 들어준 사례가 없으나 폭스바겐의 경우 '친환경-고연비'를 동시 구현하는 것으로 위장하기 위해 조작을 단행한 제조사 과실이 명확하고, 이의 수습 과정에서 연비가 저하할 경우 소비자 승소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폭스바겐 파문 외에도 수입차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사례가 속속 등장하는 점도 주목된다. 최근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자사 차량의 미국 내 도로 사망 건수를 축소했다가 미국 교통 안전당국(NHTSA)에 적발됐다.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지난 7월 말에는 차량 1100만대와 관련된 23건 이상의 리콜을 제때 알리지 않는 등 법 위반으로 NHTSA로부터 1억500만달러(1254억원)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BMW 미니는 최근 미 연방 안전기준을 통과하지 못했으나 결함을 신속히 시정하지 않아 NHTSA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수입차 신뢰를 떨어드리는 사례가 지속해 발생하자 그간 점유율이 급속히 확대된 수입차들의 기세가 한풀 꺾인 양상이다. 이날 리서치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2951명을 대상으로 시행, 발표한 디젤엔진 관련 긴급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독일차 구입 의향이 이번 사태로 예전보다 54% 포인트 감소했고, 독일산을 제외한 유럽차 구입 의향도 34% 떨어졌다. 반면 국산차 구입 의향은 18% 높아졌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등 수입차 매장의 판매가 지난 2주간 최소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보이며 10월 판매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서정근기자 anti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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