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서대문구 인근에 위치한 한 오가다 매장 내부 모습. 오가다는 전국에 100여개가 넘는 가맹점을 확보하며 한방차 전문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 일본, 대만 등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한국 차문화를 전파한다는 계획이다. 오가다 제공
"대학 시절 회사 사무실이 많은 청계천 주변에서 점심을 먹고 나왔는데 그때 넥타이부대 모습이 충격적이었어요. 다들 한 손에 커피 테이크아웃 잔을 쥐고 있더라고요. 왜 몸에 좋지 않은 커피를 저렇게 많은 직장인이 들고 다니는 걸까. 몸에 좋은 우리 차(茶)로 대신할 수 없을까 생각했어요. 평소에 창업에 관심이 많았는데 아이템이 생각날 때마다 메모하는 습관이 있었거든요. 이때 생각했던 한방차 테이크아웃 전문점이 지금의 '오가다'가 됐습니다."
4일 최승윤 오가다 대표는 국내에 한방차 테이크아웃 전문점을 처음 열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최 대표가 처음 오가다 사업을 시작한 건 6년 전, 당시 최 대표가 막 ROTC(학군사관후보생) 장교로 전역한 후였다. 다들 대기업 취업 준비로 여기저기 원서 쓰고 면접 가기 바쁠 때, 그는 다시 회사가 밀집한 청계천을 찾았다. 군에서 만났던 후배도 함께했다. 그리고 가장 사람이 많이 몰리는 서울 시청 뒷골목에 두 세평 남짓의 공간을 점찍었다. 사업을 하겠다는 아들을 말리던 부모님도 그를 한 번 믿기로 했다. 그에겐 사업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방차라고 하면 1년에 한두 번, 서울 인사동에 가서 즐기는 이벤트성 음료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 인식을 바꾸고 싶었어요. 매일 커피를 마시듯 몸에 좋은 한방차를 수시로 먹으면 건강을 관리하는 습관도 만들 수 있고, 돈벌이를 떠나서 모두에게 좋을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러나 그의 생각만큼 커피를 버리고 한방차를 선택하는 손님은 거의 없었다. 초반엔 그야말로 파리 날리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그때 그가 선택한 방법이 '왜 내가 한방차를 시작하게 됐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자' 였다. 하루에 한 명의 손님이라도 한방차를 찾는 손님에게 그가 생각한 철학을 얘기했다. '진심은 통한다'는 얘기처럼 그의 얘기는 손님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의 얘기를 한 번 들은 사람은 다음날 지인을 꼭 한두 명씩 데려왔다. 또 그렇게 그의 얘기를 들은 사람들이 다음 날 또 다른 사람과 함께 왔다.
입소문이 나면서 첫 1호점 시작 두 달 만에 가게 앞엔 사람들이 장사진을 쳤다. 곧바로 차린 2호점도 소위 '대박'이 났다. 장사가 너무 잘 되니 주변에서 시샘하는 상인들도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출근해 보니 2호점 문 앞에 오물이 한가득 뿌려져 있었다. 최 대표는 "오물을 닦는데 너무 행복한 거예요. 다른 사람들이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내가 이렇게 살고 있나 푸념할 수 있겠지만, 전 제 목표가 있고 그게 계속 이뤄진다는 생각에 오물조차 더럽게 느껴지지 않더라고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어느덧 오가다는 100여개 이상 가맹점을 확보하며 국내 음료 업계에서 한 축을 만들고 있다. 국내외 대기업이 주를 이루는 국내 음료 시장에서 벤처지만 뚝심 있는 행보를 걷고 있는것이다. 해외에 한국의 차 문화를 알리는 게 그의 또 다른 목표다. 이미 일본에 매장 두 개를 열었고, 대만과 중동 시장도 진출했다. 이렇게 되기까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를 잘 활용했고, 언제든 고객들이 메뉴와 그 효능을 확인하도록 PC와 모바일 홈페이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대표는 자신처럼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스스로 왜 이 서비스를 개발해서 시장에 내놓는지에 대한 의미를 확실하게 한 문장으로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신만의 사업에 대한 철학, 신념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