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신속 해결… 성과도 높아
숙박예약 '데일리호텔' 등 눈길
숙박예약 '데일리호텔' 등 눈길
대기업만 '가족 경영'을 외치던 시대는 지났다. 벤처 업계에도 '가족 공동 창업'이 붐을 이루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형제나 남매끼리 벤처를 창업하면서 성과를 올리는 사례가 하나둘 늘고 있다.
2013년 창업한 '데일리호텔'은 당일 최저가 호텔을 검색해 예약까지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로 숙박 예약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 회사는 1985년생 쌍둥이 형제인 신인식 대표와 신재식 이사가 함께 운영하면서 더 주목을 받았다. 당시 미래가 불투명한 벤처 업계에 형제가 함께 창업하는 사례는 드문 경우였기 때문이다.
레스토랑 검색·예약 서비스인 '포잉'을 운영하는 트러스트어스 역시 외식 업계에서 주목하는 벤처 중 하나다. 포잉은 최근 오세득, 홍석천 등 TV 속 유명 요리사들과 호흡을 맞춰 요리 수업을 소개하거나 레스토랑 전문 디자인 대행사업까지 진행하는 등 사업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이 회사 역시 누나인 정인아 본부장과 정범진 대표가 함께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정 대표가 회사 전반적인 전략과 경영에 주목한다면, 정 이사는 대외 홍보와 마케팅 역할을 담당한다는 등 각자 맡은 역할도 분명하다.
소셜 동영상 분야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몬캐스트 역시 초대 창업자인 남대광 전 대표와 남혜진 이사가 남매다. 몬캐스트는 지난해 메이크어스에 수십억 원대에 매각되면서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형제·남매 등 가족이 함께 창업해 운영하는 벤처들은 실적도 남다르다. 데일리호텔은 창업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매달 매출이 전달보다 5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유명 투자사 중 하나인 세콰이어캐피탈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세콰이어는 지난해 국내 소셜 커머스 업체 쿠팡에 1억달러(약 1000억원)을 투자하면서 주목받은 곳이다. 세콰이어가 국내 업체에 투자한 사례는 쿠팡에 이어 데일리호텔이 두 번째다.
포잉 역시 2013년 창업 초반 10여 남짓이던 직원이 2년 새 50여명까지 늘 정도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레스토랑을 대상으로 기업간(B2B) 사업까지 넓혀가며, 국내 푸드테크(음식+IT) 시장에서 대표 업체로 꼽히고 있다.
벤처업계는 성공보다 실패 확률이 더 높을 만큼 불확실한 시장이다. 그런데도 가족 경영이 가능한 이유는 이 시장에서 누군가 믿고 의지할 사람이 함께한다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기 때문이다. 벤처 업계 대표 성공사례로 꼽히는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만든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역시 사업 초반에는 친구들과 함께 엔지니어인 친형이 함께 사업에 참여했다.
데일리호텔 역시 초반에 쌍둥이 형 신인식 대표가 삼성SDS를 그만두고 당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동생 신재식 이사와 함께 창업했다. 형제 두 명이, 하루에 수 백 여개 호텔을 발로 뛰어가며 지금의 서비스로 키워냈다. 형제가 아니었다면 소위 잘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택하기 어려운 선택이었다.
신재식 데일리호텔 이사는 "성공이나 돈보다는 하고 싶은 것을 해보고 싶다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컸기 때문에 가능했던 선택이었다"며 "서로 믿음과 이해가 깔렸기 때문에 갈등이 생겨도 쉽게 해결하고, 빨리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족 창업의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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